당신의 희곡을 배달합니다 ‘국립극단 희곡우체통’ 낭독회 & 우체국장 인터뷰
게시일
2018.06.04.
조회수
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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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당신의 희곡을 배달합니다

‘국립극단 희곡우체통’

낭독회 & 우체국장 인터뷰


숨어있는 우수 희곡을 발굴하고, 동시대의 화두를 탐구한다. 국립극단은 지난봄 새로이 ‘희곡우체통’을 선보였다. 우체통이란 전달 매개체로부터 영감을 받아 지은 ‘희곡우체통’ 창작극 개발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희곡우체통에 기고된 작품에서 우수 희곡을 발굴하고 이를 창작극 레퍼토리로 만드는 창작희곡 온라인 상시투고 제도가 되겠다. 집배원의 손길을 거쳐 편지가 전달되듯, ‘희곡우체통’을 통해서 작가와 국립극단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린 희곡우체통

 

 

 

 희곡우체통 모집 안내 포스터 

희곡우체통 모집 안내 포스터 ©국립극단 공식 누리집


일반적으로 국립극단에서 하는 창작극 개발 사업이라면, 연극인에 한정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연히 든다. 하지만 ‘희곡우체통’은 우체통 본연의 속성에 집중하여 이제껏 보지 못했던 방식의 기고 과정을 가지고 있다. ‘희곡우체통’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부터 그 방향성을 알리기 때문이다. 경력과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투고의 장이 자유롭게 열려있다. 접수는 익명과 필명으로만 할 수 있다. 오직 작품으로만 판단하는 ‘희곡우체통’은 열정과 넘치는 재능을 겸비한 극작가의 희곡을 작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활짝 열린 투고의 길을 지향하고 있다.

 

 희곡우체통 제작 과정 

희곡우체통 제작 과정 ©국립극단 공식 누리집


우체통을 통해서 창작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온라인 접수, 낭독회, 공연제작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립극단 누리집에 있는 ‘희곡우체통’을 통해 이메일로 작품을 받으면, 우체국장과 극단 내 관계자들이 접수된 희곡을 꼼꼼히 읽어 낭독회에 초대할 우수작을 선정한다. 낭독회는 ‘희곡우체통’의 중간점검 격에 해당하는데, 글로 써진 희곡을 낭독하면서 연극적 상상과 표현을 덧붙여 나갈 수 있다. 낭독회 이후 참가자(작가, 관계자, 모니터링 단)들 간 내부 토론이 진행된다. 제시된 의견은 작품 발전에 반영되며, 최종적인 공연 제작 과정에 들어간다. 제작된 작품은 국립극단의 새로운 창작극으로 무대 위에 오른다.


희곡우체통 낭독회 현장을 가다!


국립극단은 4월 13일까지 희곡 우체통에 접수된 작품에 한해서 우수작을 선정했다. 우체통을 통해 전달된 많은 작품 중에서 세 작품(고독한 목욕, 우연히 태어나 필연히 날아가, 괴화나무 아래)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작품들은 국립극단의 무대 위에서 더 깊은 울림과 청명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희곡우체통 2차 낭독회가 진행된 서계동 스튜디오 하나 

희곡우체통 2차 낭독회가 진행된 서계동 스튜디오 하나©이다선

 

희곡우체통 낭독회 현장 모습 

희곡우체통 낭독회 현장 모습©이다선


이에 기자는 희곡우체통 2차 낭독회 현장을 방문하였다. 5월 19일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열린 낭독회장에서는 희곡 ‘괴화나무 아래’를 만날 수 있었다. 죄의 근원과 발생에 대한 고찰이 담긴 정영욱 작가의 작품은 약 두 시간 동안 배우들의 낭독 공연을 통해서 낭송되었다. 작가, 국립극단 관계자, 모니터링 단, 이 세 주체가 모여서 낭독을 하였고 낭독이 끝난 뒤에는 자유로운 토론이 오갔다.

 

 

낭독공연을 하며 열연하는 배우들낭독공연을 하며 열연하는 배우들

낭독공연을 하며 열연하는 배우들©국립극단

 

낭독회 이후 진행된 토론 

낭독회 이후 진행된 토론 ©국립극단


기존의 낭독공연은 관객과의 대화 위주로 진행돼, 관객의 감상이 어떠했고 작가에게 작품이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이 던졌다면, ‘희곡우체통’의 토론은 이와는 사뭇 달랐다. 완전한 작품으로 개발한다면 어떤 점이 필요한지, 연극 공연에 적합한 희곡이라 볼 수 있는지, 현재와 과거에서 어느 부분에 더 치중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등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질문들이 토론장에서 오갔다. 연출이 들어가지 않아 정제되지 않은 희곡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낭독에 대한 의견이 빠르게 오갔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흥미로운 토론이었다.


공식적인 낭독회 행사가 끝난 뒤, 조만수 우체국장과의 대화를 통해 ‘희곡우체통’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희곡우체통 조만수 우체국장과의 대화 

희곡우체통 조만수 우체국장과의 대화©이다선



Q. 누구에게나 열린 ‘희곡우체통’은 어떻게 해서 탄생하였나요?

A. 국립극단에는 새로운 작품을 개발하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기존의 프로그램들, 혹은 인큐베이팅 안에 속해 있다는 것은 국립극단이란 거대한 조직과 만남을 의미합니다. 어찌 보면 이미 제도권 안에 들어온 사람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제도가 발전될수록 사회는 제도의 모순을 겪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글을 쓰는 작가는 어느 순간 좋은 작품을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권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기란 여전히 힘들고, 그마저도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제도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이는 상시로 좋은 작품을 찾고 개발해야 하는 국립극단의 목표와도 맞아떨어졌습니다. 따라서 미처 알지 못했던 수작을 찾고 개발할 수 있는 열린 길을 만들고 기회를 접하기 힘든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희곡우체통’을 새롭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Q. ‘우체통’이란 제목이 신선합니다. 이름에 담긴 비화는 무엇인가요?

A. ‘희곡우체통’은 예술감독과 작품개발실장의 생각 덕분입니다. 모든 이들이 우체통을 통해 편지를 보낼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국립극단으로 자신의 희곡을 보낼 수 있는 열린 창구로서 해야 할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 우체통을 제목에 담았습니다. 또한, 희곡은 대량생산이 아닌 수공(手工)적인 예술이기에, 예술가들의 작업물이 오가는 점에서 어딘가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담긴 우체통이란 단어의 사용이 적절하다고 생각됐습니다.

 

 낭독회 현장에서 조만수 우체국장 

낭독회 현장에서 조만수 우체국장©국립극단


Q. 작가와 국립극단 관계자, 모니터링 단. 세 주체와 함께하는 낭독회입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이를 통해서 발생하는 이점은 무엇인가요?

A. 모든 작품이 최종 작품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낭독회는 읽는 것에 한계가 있는 희곡을, 작품의 발전 가능성을 낭독을 통해서 더 잘 살펴보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개발을 위해 듣는 것이 목표이다 보니 관객들 앞에서 나누는 대화의 장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내부적인 체계라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을 개발해야 할 극단 직원과 관객의 영역에서 판단하는 모니터링단, 희곡을 쓴 작가, 이 세 주체가 만나서 일단락된 것이 아닌 과정 중에 있는 것에 대한 토론을 펼쳐나갑니다. 이때 서로 나누는 토론은 거창한 토론이 아닌 작품에 대한 인상과 자신의 느낌을 자유로이 전하는 시간이기에 흥미로운 토론이라 볼 수 있습니다.


Q. 동시대 희곡을 발굴하는 ‘희곡우체통’입니다. 이때 동시대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A. 동시대는 굉장히 넓은 의미입니다. 살아가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현대인들이 생각해봄 직한 모든 것들이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동시대는 현재가 지니고 있는 것들과 멀어져서 희미하고 은유적인 사극을 주로 다루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동시대입니다. 어느 시대를 다루든지 은유적으로 시대 문제를 다루겠지만, 사극 같은 경우는 자칫 그것에 함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인간을 깊이 이해한다면 현재의 고민과 밀접할 것이며 그 정도 선에서 동시대는 해석 가능 합니다.


Q. 우체국장으로 말하는 ‘희곡우체통’과 그 미래는 무엇인가요?

A. 익명으로, 오직 글로만 판단 받을 수 있는 ‘희곡우체통’입니다. 자신 있게 말하자면 이것은 아주 열려 있는 자리입니다. ‘이 정도 작품이라면 국립극단이 작품으로 만들어보아도 좋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어떠한 편견도 없이 열심히 읽겠습니다. 더욱이 국립극단의 제작과정과 맞는다면 좋은 작품으로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게끔 탄생시키고자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려 합니다.


동시대 창작극의 오늘이자 미래를 꿈꾸면서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린 자유의 장을 지향하는 ‘희곡우체통’이다. 세 작품의 낭독회를 거치면서 ‘희곡우체통’은 창작극 개발과 발굴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올 한해, 국립극단은 열 번의 낭독회를 가지면서 우수 희곡을 발굴해나가는 데 더욱 힘 쓸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다선 기자 ssundasun@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세계문화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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