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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궁: 장녹수전>

따스한 봄날의 정동길 나들이

[▲덕수궁 돌담길Ⓒ순미경]

서울 2호선 시청역.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안쪽으로 쭉 이어지는 정동길은 어느 계절에, 누구와 함께라도 걷기 좋다. 고궁과 정동 로터리를 중심으로, 우리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붉은 벽돌의 근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다. 기자는 이들 사이에서 오랜 세월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동극장의 대표 공연 창작극 <궁: 장녹수전>을 관람했다.

[▲정동극장 앞 화단에 앉아있는 아이들Ⓒ순미경]

[▲정동극장 입구Ⓒ순미경]

정동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우리 고전을 무대화한 전통공연을 선보이는 전통창작공연 극장이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하여 1995년 개관했다.

[▲정동극장에 들어서면 가장 눈길이 가는 야외마당 벽화Ⓒ순미경]

정동극장에서는 현재 <적벽>과 <궁: 장녹수전> 공연이 진행 중이다. 그 중 기자가 관람한 <궁: 장녹수전>은 조선 최고의 기녀였던 ‘장녹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녀의 천재적 기예를 상상해 재구성한 창작극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리 문화!”

[▲공연을 마무리하는 판굿 공연Ⓒ순미경]

공연장에 들어서니 외국인 관람객들이 꽤 많았다. 그러나 이들이 공연을 100퍼센트 즐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궁: 장녹수전>은 대사대신 음악과 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외국인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장녹수는 어떤 춤을 추었을까?”

<궁: 장녹수전>공연은 타고난 끼를 가진 여종 장녹수가 최고의 풍류객 제안대군을 통해 가흥청의 기녀가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점차 화려해지는 장녹수와 기녀들의 기예는 왕 연산뿐 아니라 관객들 또한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연산의 신임으로 궁에 들어간 장녹수일지라도 신하들까지 사로잡을 수는 없었다. 결국 신하들의 반란이 일어나고 끝이 왔음을 직감한 장녹수는 연산 앞에서 자신의 마지막 춤사위를 선보인다.

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장녹수와 신하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대적하는 장면이 있다. 장녹수와 신하들은 격렬한 북춤을 선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열정적이고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기자는 이 북춤을 꼽고 싶다. 무대효과부터 장녹수와 신하들이 사용하는 소품까지 완벽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과 촬영. 왼쪽부터 연산, 장녹수, 제안대군Ⓒ순미경]

사진 촬영은 마지막 10분간 펼쳐지는 백성들의 판굿 모습만 가능하다. 하지만 공연을 보다보면 몰입하게 돼서 눈으로만 관람하기도 바쁘다. <궁: 장녹수전>공연이 정동극장의 상설공연인 만큼 신나고 꽉 찬 무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동길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12월 28일까지 하는 이 공연도 꼭 관람해보길 추천한다.

“기자가 추천하는 정동길 나들이 코스”

[▲기자가 추천하는 정동길 나들이 코스Ⓒ순미경]

따뜻해진 봄날 정동극장을 찾아오다보면, 거리 곳곳에서 공연 노랫소리가 들리고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걸으며 담벼락 아래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동길에는 중명전, 이화학당, 구 러시아공사관과 같은 우리 역사문화유산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동극장과 함께 이곳들을 방문해 보며 추억을 쌓는 것도 좋겠다.

또한 다가오는 5월에는 정동극장을 포함한 정동 일대를 밤에 둘러보는 정동야행 행사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돌담길 바닥의 타일Ⓒ순미경]

오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문화와 관광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정동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공연 정보

<궁: 장녹수전>

- 공연장소 : 정동극장

- 공연기간 : 3월 15일 - 12월 28일

- 공연시간 : 오후 4시(일, 월 휴관)

- 티켓가격 : VIP석 60,000원, R석 50,000원, S석 40,000원

- 예매 : 인터파크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