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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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리고 세계 속 갈등과 불균형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귀국보고전>
[▲ 아르코 미술관 ⓒ신지원]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꼽히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미술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이 높은 국제 행사 중 하나로 1895년에 시작해 짝수 해에는 건축전이, 홀수 해에는 미술전이 열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1896년 작은 공간을 배정 받아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1995년에는 26번째 독립된 국가관인 한국관을 개관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하면서 우리나라의 미술 작가들과 한국의 미술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에 개막했던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은 이탈리아어로 ‘예술만세’를 뜻하는 ‘비바 아르테 비바(Viva Arte Viva)’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특히 한국관은 각종 매체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는데, 영국의 미술전문매체인 아트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와 이탈리아 미술매체인 아르트리부네(Artribune) 등이 한국관을 비엔날레의 톱 전시관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베니스 비엔날레가 11월에 막을 내리면서 한국관의 전시작품을 베니스에서는 더 이상 접할 수 없지만, 한국관은 3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아르코 미술관에서 귀국보고전을 연다.
약 두 달 간 아르코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귀국보고전은 <counter balance>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이대형 예술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 전시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 세계에 팽배해 있는 각종 불균형의 문제를 살펴보고, 그 갈등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근대사를 살펴보자는 의식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주제의식에서 두 작가, 코디 최와 이완은 각각 아르코 제1전시실 (1층), 제2전시실(2층)에 본인의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을 배치해 두었다.
제1전시실: 코디 최 작가의 시각을 살피다
코디 최 작가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1980년대의 이민으로 서구 사회에서 성장한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미국, 동양과 서양 사이의 한국인 이민자로서 동양과 서양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어느 한쪽에 완전히 속하지 않고, 그렇다고 속하지 않은 것도 아닌 불균형 상태, 불완전함을 자신을 작품에 담아왔다. 또한 작가 본인의 예술과 그를 둘러싼 예술계에 대한 깊은 고찰을 표현한 작품들로 전시관을 채웠다.
[▲ <베네치안 랩소디> ⓒ신지원]
그의 전시가 시작되는 아르코 제1전시실을 들어가면 접하는 네온 설치 조각 <베네치안 랩소디>에서부터 그런 그의 특성이 드러난다.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카지노 도시에서 볼법한 거대한 네온사인 설치 작업은 뒤틀린 카지노 자본주의 (casino capitalism)를 나타낸다. 이는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에서 일획천금만을 노리는, 마치 카지노와 같은 모습의 자본주의가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것은 다시 코디 최 작가가 베니스 비엔날레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술의 장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다시 수많은 사람들은 작가들의 ‘예술’이 아닌 ‘과연 어떤 작품을 구매하면 득이 될까’라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빠지곤 한다. 작가는 그러한 모습을 화려하고 커다란 네온사인을 이용해서 꼬집어 비판했다.
[▲ <생각하는 사람> ⓒ신지원]
한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분홍빛 버전, 코디 최 작가의 <생각하는 사람> 역시 그의 특성과 생각을 대변한다. 마치 덕지덕지 진흙을 붙여놓은 듯한 조각상은 다름 아닌 두루마리 휴지를 펩토비스몰(pepto bismol 미국의 물약 소화제)에 적신 후 멀리서 던져 만든 것이다. 이는 작가 본인이 미국 생활 중 겪은 문화충돌로 인한 소화불량을 겪었고, 그때마다 챙겨 마신 소화제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했지만 제대로 그 문화를 소화시키지 못한 자신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작가 본인이 미국 생활 중 겪은 문화충돌로 인한 소화불량을 겪었고, 그때마다 챙겨 마신 소화제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했지만 제대로 그 문화를 소화시키지 못한 자신을 나타낸 것이다.
이외에도 제1전시실에는 코디 최 작가의 개인적인 삶과 예술계에 대한 통찰이 담겨있거나, 오감을 사용하는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제2전시실: 이완 작가와 한국, 그리고 세계를 마주하다
1층의 코디 최 작가의 전시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이완 작가의 전시공간으로 들어간다. 이완 작가의 경우 한국, 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불균형 문제를 세세하게 다루는 작품들로 전시관을 채워놓았다.
[▲ <미스터 케이 Mr.K> ⓒ신지원]
[▲ <미스터 케이 Mr.K> ⓒ신지원]
[▲ <미스터 케이 Mr.K>와 관람객 ⓒ신지원]
2층 전시관 안쪽으로 들어가면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벽면을 따라 한국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는 작품 <미스터 케이 Mr.K>와 만나게 된다.
[▲ <고유시 Proper Time> ⓒ신지원]
[▲ <고유시 Proper Time> ⓒ신지원]
한편 시계로 가득 찬 공간에 들어서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착안한 <고유시 Proper Time>를 만나볼 수 있다. 전 세계인 1,2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뒤 그 대답에 따라 작가가 만든 특정 공식을 이용해 각 인물의 ‘고유시’를 각각의 시계에 표현한 작품으로, 현장에는 협소한 공간 문제로 인해 1,200개가 아닌, 총 680명의 인물들의 680개의 시간으로 흘러가고 있는 680개의 시계가 놓여 있다. 일반적인 ‘시계’의 역할을 생각했을 때 이 시계들은 가장 부정확하지만, 개개인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시계인 셈이다.
이밖에도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더 나아가 세계의 자본주의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의 일면을 이완 작가의 시각을 통해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아르코 미술관은 이번 한국관 귀국보고전을 열면서 부대행사로 전시해설과 이완 작가 및 이대형 예술 감독과의 만남을 마련했다. 특히 주중에 2회, 주말에 3회씩 진행하는 전시해설의 경우 전시기간 동안 계속 진행되며 두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등 관람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전시 <counter balance>를 통해 멀리서 우리나라의 미술을 알리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만나보고, 2017년 비엔날레에 참가한 두 작가들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탐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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