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개의 언어를 알고 계십니까? <국립장애인도서관 수어교육 프로그램>
게시일
2019.04.11.
조회수
1550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당신은 몇 개의 언어를 알고 계십니까?

<국립장애인도서관 수어교육 프로그램>


“당신은 몇 개의 언어를 알고 있습니까?”


만약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이런 것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내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중고등학교 제2외국어 시간에 배웠던 일본어와 중국어 을 할 줄 안다고 말할 수 있는지.

흔히 언어라고 하면, 외국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외국어만큼이나 필요한 언어 몇 가지를 그냥 지나치고 있다. 발음기관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인 수어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7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집계된 청각장애인의 수는 30만 2303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지인들과 무리 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비청각장애인이 외국어 학습을 위해 들이는 노력만큼, 아니 이상으로 수어를 익혀야 하지만, 언어라는 분류에 수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드물 정도로 아직 수어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어있지 않다.

이에 국회에서는 2016년, 수어를 보편화시키기 위해 ‘한국수화언어법’을 제정하고 수어를 우리 국어와 동일한 지위를 가진 언어로 입법하며 수어의 중요성을 공인하였다.


한국수화언어법 제1조

이 법은 한국수화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히고, 한국수화언어의 발전 및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농인과 한국수화언어사용자의 언어권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설사 수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수어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일지라도 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다. 검색 포털에 ‘수어 교육’ 혹은 ‘수화 교육’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도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유용한 지식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고, 국립중앙도서관 소속의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는 이런 부분에서 소외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국립장애인도서관 ⓒ이상화]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는 2016년부터 매년 두 번씩,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직원들과 희망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어교육은 지난 3월 14일부터 시작하여 5월 30일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디지털도서관 지하3층 대회의실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지하3층 입구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지하3층 입구 ⓒ국립중앙도서관]

 

수어교육 프로그램 현장

[▲수어교육 프로그램 현장 ⓒ이상화]

 

수어교육 프로그램 현장

[▲수어교육 프로그램 현장 ⓒ이상화]


교육은 여느 언어를 가르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이루어진다. 단어의 형태를 먼저 보여주고, 각 단어의 어원을 알려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강사가 가진 특별한 경험을 함께 설명해 수강생들이 최대한 단어를 잊지 않도록 도와준다. 각종 노래들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손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지 외국어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교육이다.


수어교육 프로그램의 취지와 실제 수강생들의 후기를 들어보기 위해 프로그램 기획자인 국립장애인도서관 지원협력과의 권정임 사서, 수강생인 양희국 씨를 만나보았다.

 

권정임 사서

[▲권정임 사서 ⓒ국립장애인도서관]


Q.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권정임 사서: 우선 청각장애인분들이 우리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에 느끼는 애로사항을 줄이고 싶었고,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요즘처럼 지식과 정보가 다원화된 시대에서 본인의 정보를 취사선택 하는 데에는 어려운 문제가 따르는데 일반인들도 수어교육을 통해 청각장애인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면 그들도 따듯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성과나 보람은 무엇일까요?


A. 권정임 사서: 수어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함께 수강하며 수어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분들의 특징과 생활양식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우리 도서관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강생 분들 중에도 본업에 수어를 어떻게 연관시킬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이들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도서관 이용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도 청각장애인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누리게 된 것 같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A. 권정임 사서: 업무와 수어를 접목시키려 하시는 분들, 안 쓰면 잊어버린다고 수 년째 계속 지원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이분들이 이 언어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오랫동안 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힘을 얻게 됩니다.


Q. 이 프로그램 외에도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계획 중이거나 진행 중인 특별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A. 수어교육 프로그램이 청각장애인분들의 주변에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면, 청각장애인 분들을 대상으로 한 ‘손책누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을 활용한 영상도서를 보고,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청각장애인분들이 생각보다 문자 언어에 약한 편입니다. 예컨대 수어에는 ‘이름’을 뜻하는 단어가 하나만 있는데, 문자에서는 ‘성함’, ‘성명’, ‘존함’ 등 다양한 표현을 쓰고 있어서 실제로 서면으로 된 지원서에 이름을 적지 못해 취업이나 각종 프로그램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손책누리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문자 이해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이런 프로그램들 외에도, 국립장애인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13,000여 권의 점자책을 소장하기도 하는 등 다른 장애인분들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수어 ‘사랑합니다’를 보여주고 있는 양희국 씨

[▲수어 ‘사랑합니다’를 보여주고 있는 양희국 씨 ⓒ이상화]


Q. 이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양희국 씨: 저는 뇌전증이라는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다양한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그런 프로그램들에 많이 참여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수어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취업해서 일을 하고, 다양한 분들을 만나다보면 다른 장애인분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Q. 수어공부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단어가 있을까요?


A. 양희국 씨: 수어를 배우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을 처음 만날 때 쓰는 표현인 ‘안녕하세요’가 저에겐 가장 특별한 단어인 것 같습니다. 말로 하기는 부끄럽지만, ‘사랑합니다’ 역시 잊기 힘든 단어입니다.

 

수어 ‘안녕하세요’를 보여주고 있는 양희국 씨

[▲수어 ‘안녕하세요’를 보여주고 있는 양희국 씨ⓒ이상화]


Q. 주변 사람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고 싶다면, 그 이유와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A. 양희국 씨: 장애인으로서 취업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수어가 취업에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취업도 취업이지만 교육을 받다보니 수어는 그 자체로 따듯한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누군가를 돕고 싶은 분들, 특히 청각 장애가 아니더라도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 세계를 배우는 시작점이다. 감히 공감하는 척이라도 할 수 없었던 청각장애인들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 싶다면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수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프로그램은 매주 새로운 수강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약도

[▲국립중앙도서관 약도 ⓒ국립중앙도서관]


<프로그램 정보>

· 교육 기간: 3. 14. (목) ~ 5. 30. (목)

· 교육 장소: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지하3층 대회의실

· 교육 시간: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 오후 4시

· 신청 기간: 상시

· 신청 방법: 전화문의(02–3483 –8886~7, 장애인 정보누리터)

· 참가비: 무료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vlrmqpdj1234@naver.com 동국대학교 법학과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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