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 속에서 꽃핀 건축가의 상상력_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게시일
2019.04.10.
조회수
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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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억압 속에서 꽃핀 건축가의 상상력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아방가르드(Avant-garde). 최전선에서 싸우는 정예부대라는 뜻에서 출발한 이 단어는 오늘날, 기성적인 예술 개념을 부정하고 혁신적인 예술 경향을 보인 20세기 초의 운동을 의미하게 되었다. 관습을 타파하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몸짓을 연상케 하는 ‘아방가르드’가 어쩐 일인지 어울리지 않는 개념과 자리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이다.


1895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늘날 가장 권위 있는 비엔날레 중 하나로서, 국제건축전은 1980년부터 별도의 전시회로 분리되어 왔다. 지난 2018년에는 ‘자유공간(free space)’이라는 대주제 아래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이 열렸다. 우리나라는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이라는 주제로 한국관에서 전시를 진행하여 많은 찬사를 받았다.

 

아르코미술관 입구의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포스터

[▲아르코미술관 입구의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포스터 ⓒ이정은]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은 국가와 한국 현대 건축의 극복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의 귀국전시다. 이 전시는 1960년대의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이하 기공)’에 주목했다. 1965년 설립된 기공은 국영 건축 토목 설립 회사로, 당시 국가 주도의 여러 프로젝트를 맡으며 도시의 발전을 이끌었다. 기공의 작업은 서울의 하부 구조를 형성했으며, 1960년대의 억압적인 독재 정권 속에서도 기공은 그들의 건축적 상상력을 발휘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기록은 흩어져 오늘날 그 역사를 되짚기 어렵게 되었다.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은 그들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시작한다.

 

제1전시실의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시 소개 영상

[▲제1전시실의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시 소개 영상 ⓒ이정은]


주제를 알고 나면, 이제 ‘국가’와 ‘아방가르드’, 그리고 ‘유령’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국가’란 1960년대 군부 독재 시기의 보수적인 권력들을 상징한다. 또한 ‘아방가르드’는 최전선에서 예술 활동을 벌인 기공이다. 체제에서의 탈피를 추구하는 아방가르드는 가장 견고한 기성 체제라고 볼 수 있는 국가와` 부딪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국가 아방가르드’라는 표현만큼이나 실제 기공과 국가의 관계도 모순적이었다고 한다. 기공의 건축적 이상은 국가의 발전 이데올로기에 의해 온전하게 실현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이 진행한 작업의 규모는 국가의 지원 없이 실행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건축은 상당한 물적 토대를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유령’은 어떤 의미일까? 박정현 전시 기획자에 따르면, 이는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1960년대 기공의 작업들을 뜻한다.

 

부재하는 아카이브

[▲부재하는 아카이브 ⓒ이정은]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은 아르코미술관 1,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가 이루어지는 아르코미술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전시지원시설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공공기관으로서,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면서 예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전시가 한국관의 구성을 그대로 본떠오지 않고 미술관의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여 장소에 알맞은 전략을 취했다는 것이다.

1층 제1전시실의 ‘두 개의 아카이브’는 ‘부재하는 아카이브’와 ‘도래하는 아카이브’로 구성되어, 기공의 기록을 수집한 곳이다.

 

서현석 <환상도시>

[▲서현석 <환상도시> ⓒ이정은]


‘도래하는 아카이브’에서는 특히 서현석 작가의 영상작품 <환상도시>를 감상할 수 있다. <환상도시>는 당시 기공의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기공의 프로젝트를 되돌아본다. 실제로 전시를 감상하기 전에는 건축전에 영상작품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는데, <환상도시>는 ‘도래하는 아카이브’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전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정다영 전시 기획자는 다른 분야의 예술 작품이 건축이 설명하기 어려운 배경을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매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들이 건축전의 부록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전시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환상도시> 외에도 정지돈 작가의 문학작품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와 김경태 작가의 사진작품 <참조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제2전시실의 전경

[▲제2전시실의 전경 ⓒ이정은]


로랑 페레이라 <밤섬, 변화의 씨앗>

[▲로랑 페레이라 <밤섬, 변화의 씨앗> ⓒ이정은] 

 

2층의 제2전시실은 ‘부재하는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건축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한국관에서 선보인 4점의 작품과 더불어 이번 귀국전에서 새롭게 참여한 ‘로랑 페레이라’의 <밤섬, 변화의 씨앗>도 감상할 수 있다.

 

전진홍․최윤희(바래) <꿈세포>

[▲전진홍․최윤희(바래) <꿈세포> ⓒ이정은]


이 중 기자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꿈세포>였다. <꿈세포>는 한국무역박람회와 구로공단, 벌집, 그리고 테크노밸리를 거쳐간 구로의 역사를 담는다. 전시에서 이 작품은 한국관과 달리 원통형의 구조물을 뒤집고 반을 갈라서 스크린의 형태를 취한다.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이 단순히 한국관의 구성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님을 잘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시 연계 포럼이 진행되는 ‘도래하는 아카이브’

[▲전시 연계 포럼이 진행되는 ‘도래하는 아카이브’ ⓒ이정은]


또한 ‘도래하는 아카이브’에서는 매주 전시 연계 포럼이 진행된다. 3월 30일 전시 기획자들의 ‘큐레이터 토크’를 시작으로, 토요일마다 전시 작품과 연관된 포럼이 계획되어 있다. 신청은 아래의 링크에서 가능하다.

 

흩어진 기록의 과거를 재조명하면서 현재를 반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꿈꾸게 하는 전시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이었다.


<전시 정보>

일시 | 3. 27. ~ 5. 26.

장소 | 아르코미술관 1,2 전시실

시간 | 오전 11:00 ~ 저녁 7:00 (오후 6:30까지 입장 가능)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신정, 구정, 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

전시설명 | 주중 오후 2, 4시 / 토요일 오후 1, 4, 6시 / 일요일 오후 2, 4, 6시

연계 프로그램 |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아르코미술관 제1전시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j1226456@yonsei.ac.kr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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