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284 전시 <DMZ> 평화의 첫걸음을 내딛다
게시일
2019.04.09.
조회수
1626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문화역서울284 전시

평화의 첫걸음을 내딛다


기자는 2014년 당시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양구 을지전망대에 직접 가볼 기회가 있었다. 군인 신분으로 바라봤던 북한 땅은 바로 눈앞에 있지만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비무장지대* 역시 함부로 범접하기 힘든 금단의 땅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더 견고하게 벽을 쌓아야 올려야 하는 공간으로 여겨졌다.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 : 비무장지대는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남쪽으로 2킬로미터, 북쪽으로 2킬로미터 사이의 지대로, 군의 주둔과 무기 배치, 군사시설 설치가 금지되는 곳을 뜻한다.

 

하지만 이처럼 금단의 땅으로만 여겨졌던 비무장지대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만 흐르던 이곳에 평화의 바람이 분 것은 지난해 9월 11일이다. 이날 남북은 여러 군사합의 중 하나로 휴전선 감시 초소(GP, Guard Post) 11개소를 없애기로 합의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남북은 휴전선 감시 초소 11개 중 10개를 파괴했다. 이는 남북이 가장 가까이서 총구를 겨누고 있던 공간인 비무장지대를 진정한 의미의 비무장지대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전시 ‘DMZ’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전시는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비무장지대의 모습을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는 3월 21일부터 5월 6일까지 문화역서울284 1층과 2층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는 비무장지대에 도착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민간인 통제선, 통제구역, 감시초소 등의 ‘공간적 구성’과 비무장지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아우르는 ‘시간적 구성’이 함께 어우러져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비무장지대와 관련해 계속해서 진행해 오던 기획의 연장선에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철조망은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문을 뜻한다. 철조망을 통과해 중앙홀로 들어오면 큰 종탑이 천장에 닿을 듯이 솟아 있다. 이 종탑은 안규철 작가의 <평화의 종>이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감시초소를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녹여 만든 종탑으로 바꾸었다. 종소리는 남북의 경계와 상관없이 멀리까지 퍼져나간다. 작가는 종소리를 통해 남북의 평화와 치유의 메시지가 멀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염원을 작품 속에 담았다.

 

안규철, <dmz 평화의 종>

[▲안규철, <DMZ 평화의 종>ⓒ박신]


중앙홀에서 정문을 등지고 왼쪽으로 가면 비무장지대 속 두 가지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비무장지대는 군인으로서의 삶과 민간인으로서의 삶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군인으로서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중 권하윤 작가의 <498년>은 실제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했던 군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10분 분량의 영상으로 된 이 작품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이 영상을 통해 금지된 공간인 비무장지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비무장지대를 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권하윤, <498년 />

[▲권하윤, <498년>ⓒ문화역서울284]


민간인 통제선 내의 민간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중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프리덤 빌리지>는 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자유의 마을(대성동 마을)*에 관한 작품이다. 자유의 마을은 마을 이름과 달리 자유가 그리 많지 않다. 이 마을은 특이하게 유엔 통제 하에 있으며 각종 규율이 존재하는 곳이다. 작가들은 자유의 마을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유와 평화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다시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자유의 마을(대성동 마을) : 1953년 휴전협정에 의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에 남북이 하나씩 민간 거주 마을을 두기로 합의하면서 생긴 곳이다. 행정구역상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속하지만 유엔군 사령부의 통제를 받는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은 저녁 7시면 점호를 받고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문경원·전준호, <프리덤 빌리지 />

[▲문경원·전준호, <프리덤 빌리지>ⓒ박신]


다시 중앙홀에서 정문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가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바라본 비무장지대의 미래를 만나볼 수 있다. 그중 남한과 북한의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두 세대용 주택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바로 토비아스 레베르거의 <듀플렉스 하우스>로, 세 개의 층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두 나라로 존재하는 한반도의 역사를 상징한다. 1층 입구 공간은 공통의 과거를, 2층의 공간은 작게 난 두 개의 창문을 통해 두 나라가 서로를 주시하고 있는 현재를 보여준다. 3층은 통일된 두 나라의 하나 된 미래를 나타내고 있다. <듀플렉스 하우스>는 언젠가 통일이 이뤄지면 남북이 함께 살 수 있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긴 작품이다. 

 

토비아스 레베르거, <듀플렉스 하우스 /> 

[▲토비아스 레베르거, <듀플렉스 하우스>ⓒ박신]


중앙홀 뒤편 복도에는 비무장지대의 생명환경을 볼 수 있는 전시가 펼쳐져 있다. 그중 고성에서 백령도까지 비무장지대의 전망대를 중심으로 주변 지형과 풍경에 주목한 작품이 있다. <전망대를 따라가는 평화관광길>이라는 작품은 비무장지대에 설치된 15개 전망대를 다니면서 기록한 높낮이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작품 옆에 있는 안내 책자에는 각 전망대에서 조망할 수 있는 남한과 북한의 사진이 담겨 있다. 


<전망대를 따라가는 평화관광길 />

[▲<전망대를 따라가는 평화관광길>ⓒ박신]


사진으로 보는 것 말고도 실제 비무장지대를 방문할 수 있는 체험도 있다. 최근 정부는 비무장지대와 연결된 3개 지역을 평화안보 체험길(가칭, 「DMZ 평화둘레길」)로 정해 4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국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속 비무장지대를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은 관객들은 「DMZ 평화둘레길」(가칭)에도 참가해 보는 걸 추천한다.


2층은 갈 수 없는 비무장지대의 풍경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간 비무장지대를 주제로 다뤘던 다양한 전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도 만나볼 수 있다.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비무장지대와 그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동시대 미술 프로젝트다. 2012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작품 외에도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부대프로그램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부대프로그램을 통해 비무장지대에 대한 많은 지식과 경험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부대프로그램>

행사날짜/주제/강사/장소

4월 10일(수요일) : 토크, DMZ의 자연/이유미(국립수목원장)/세미나실

4월 12일(금요일) : 씨네 토크, 영화 ‹뷰티풀데이즈›/윤재호(화감독), 김성경(북한대학원대 교수)/RTO

4월 13일(토요일) : 토크, 냉전경관과 전략촌/정근식(서울대 교수)/세미나실

4월 17일(수요일) : 토크, 남북의 도시협력, 서울과 평양/이성(서울대 교수)/세미나실

4월 19일(금요일) : 토크, 남북접경(MDL, DMZ, NLL)과 평화이니셔티브/ 도진순(창원대 교수)/세미나실

4월 20일(토요일) : 씨네 토크, 영화 ‹그날› 정수은(화감독), 김성경(북한대학원대 교수)/RTO

4월 24일(수요일) : 토크, 서울역과 남북철도 연결/재정(서울시립대 명예교수)/세미나실

4월 26일(금요일) : 토크, 남북군사충돌과 동아일보 · 로동신문의 보도/ 김일한(동국대 연구교수), 남호(신한대 교수)/세미나실

4월 27일(토요일) : 한국현대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의미/한홍구(성공회대 교수, 평화박물관장)/RTO

5월 1일(수요일) : 북 토크, 소설 『세 여자』로 본 근대지식인의 초상/조선희(작가)/세미나실

5월 3일(금요일) : 심포지움, (탈)분단의 말과 사물/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주관/RTO

5월 4일(토요일) : 시네마 포럼, ‹천리마축구단›(2002) 화로 본 북한의 도시경관/서애(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황두진(건축가), 임동우(홍익대 교수), 안창모(경기대 교수)/RTO

 

498년.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498년은 비무장지대에 묻혀있는 지뢰를 모두 제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처럼 비무장지대는 우리가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시간이라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번 전시는 그 벽을 허물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비무장지대는 갈 수 없는 금기의 땅이 아닌, 우리 일상 속에서 충분히 가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길 기대한다.


<전시 개요>

○ 전시 명 :

○ 전시 기간 : 3월 21일 ~ 5월 6일

○ 전시 장소 : 문화역서울284 1층, 2층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qkrtls2020@naver.com 경상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박신 기자

공공누리 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역서울284 전시 <DMZ> 평화의 첫걸음을 내딛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