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봄 작가, 겨울 무대> 보다 가까이 새로운 연극을 만나다
게시일
2018.11.19.
조회수
1900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봄 작가, 겨울 무대> 보다 가까이 새로운 연극을 만나다


다양한 연극으로 가득 채워진 거리, 서울 대학로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 2013년을 끝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이번에 다시 돌아온 ‘봄 작가, 겨울 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티켓과 프로그램북

[▲ 티켓과 프로그램북 ⓒ 신지원]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국민들이 양질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진흥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신춘문예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신진 작가들에게 희곡 집필과 무대화 기회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름 그대로 봄에 당선된 작가들이 1년 동안 새로운 희곡을 집필해 겨울에 무대를 올리는 것으로, 본래 2008년에 처음 시작해 2013년 이후 잠시 중단되었으나, 여러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올해 6월 기념 공연 ‘뿔’과 함께 시작됐다. 이어 11월 8일부터 12월 2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4개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첫 번째 겨울무대 관극기, <향수>

 

 

<향수> 포스터

[▲ <향수> 포스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번 ‘봄 작가, 겨울 무대’의 첫 작품은 11월 9일 금요일에 시작한 <향수>다.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최고나 작가의 작품인 <향수>는 작가의 관심사인 아동, 청소년 문제를 다룬다.

 

 

<향수 />의 무대

[▲ <향수>의 무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어두운 무대 통로와 입구를 지나 무대를 마주보고 앉으면 어머니, 아버지, 아들로 이루어진 단란한 가족사진이 보인다. 집안은 이리저리 널려있는 황금색의 잡다한 트로피들, 집안 전면을 차지한 거대한 식탁, 그 아래는 커다란 곰 인형과 컴퓨터, 옷가지 등이 담긴 상자까지, 어지럽기 짝이 없다.

 

 

아버지와 아들

[▲ 아버지와 아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등장한 아들과 함께 시작한다. 곧이어 한껏 자기 자신을 꾸미던 아들 앞에,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아버지가 등장한다.

본래 학교의 선생님으로부터 아들이 장기간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오랜만에 아들과 아내가 사는 집에 온 아버지는 곧이어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아들의 말에 웃음 짓는다. 이렇게 서로 근황을 전하고, 함께 라면을 끓이며 형성된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들의 ‘엄마를 죽였어’라는 말로 깨져버린다.


아들의 충격적인 고백을 믿지 못하던 아버지는, 곧이어 집안에 진동하는 썩은 내와 아들의 계속된 증언, 마지막으로 문 넘어 보이는 비닐에 쌓인 시체를 보고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엇갈리는 아들과 아버지

[▲ 엇갈리는 아들과 아버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어머니에게 학대 받은 아들의 어머니 살해, 그리고 아들에게 무관심했던 아버지와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연극은, 아들과 아버지라는 두 명의 인물만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두 배우의 에너지는 소극장을 가득히 채운다.

또한 무대 뒤쪽 부분의 스크린 이용 방식이 무척 흥미롭다. 아들이 무대 전면을 차지하는 식탁 아래에 앉아 특정행동을 하거나,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관객들이 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스크린에 인물의 행동이나 메시지의 내용 등을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그 때문에 극의 몰입감이 한층 상승될 수 있었다.

 

 

자신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살피는 아들

[▲ 자신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살피는 아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향수>는 실제 사건인 ‘엄마를 살해한 전교 1등 모범생’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연극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족의 진정한 가치인 이해와 사랑을 어그러진 가족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두 번째 겨울 무대,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 포스터

[▲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포스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던 이수진 작가의 작품이다. 고시원이 밀집된 고시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원인 불명의 연속된 화재 사건에 의구심을 품은 추리 소설 작가 지망생 ‘치현’이 이를 조사하는 과정을 담았다.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 단체 사진

[▲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단체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수진 작가에 따르면, 그는 삼국유사의 ‘지귀설화’에 영향을 받아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평민 지귀는 어느 날 행차 중이던 선덕여왕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다. 선덕여왕을 잊지 못하던 지귀는 한번이라도 선덕여왕을 만나보겠다며 불국사로 불공을 드리러 가는 행차 앞에 난동을 피운다. 선덕여왕은 그런 지귀를 보고 불공을 드릴 동안 절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나 왕의 불공은 국가의 행사인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고, 지귀는 기다리는 중간에 잠에 빠지고 만다. 불공을 드리고 나온 선덕여왕은 잠든 지귀를 안타깝게 여겨 그의 가슴에 자신의 팔찌 하나를 두고 길을 떠난다.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난 지귀는 팔찌를 보고 선덕여왕이 자신에게 왔었음을 알게 된다. 뒤늦게 선덕여왕을 쫓으려 했으나, 결국 그녀를 따라잡을 수 없자 안타까운 마음이 불같이 일더니, 스스로를 태워버린다.


‘지귀설화’는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해결의 열쇠임과 동시에,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연극을 관람하기 전 지귀설화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누가 불을 냈는가’와 동시에 ‘왜 불을 냈는가’를 고민해 본다면, 이 연극이 좀 더 와 닿을 것이다. 


세 번째 겨울 무대,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 포스터

[▲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포스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소연의 작가의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는 발레 영재 소녀, 언어장애를 가진 소년, 한국과 일본의 피가 반반 섞인 남자, 시력을 잃은 할머니와 할머니의 고양이, 해저터널의 두 인부, 심지어 우주인과 원시인까지, 매우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 단체 사진 

[▲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단체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 작품의 인물들은 무대 위 한 공간에 있겠지만, 설정상 그들은 한 지점에서 존재하지 않다. 서로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닿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은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도 서로에 대한 무관심과 분주함으로 수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즉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는 어쩌면 비현실적이나, 우리 현실과 가장 가까울지도 모르는 현대인의 소외와 고립을 다루고 있다. 그런 고립과 소외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호흡과 눈짓이 만나 일어나는 아주 찰나의  공유는 색다른 위로가 된다. 이런 ‘위로’를 경험하고 싶다면,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를 관람해보자.    


마지막 겨울 무대, <달랑 한 줄>

 

 

<달랑 한 줄 /> 포스터

[▲ <달랑 한 줄> 포스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마지막 작품인 <달랑 한 줄>은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송현진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 본인도 이 작품을 쓰면서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고 한다. ‘여성의 연대’, ‘여성’이라는 주제를 과연 자신이 지금 써도 되는가, 좀 더 깊이 고민해서 써야하는 것은 아닐까 등 작가가 작품 창작에 있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만큼, <달랑 한 줄>은 우리에게 여성 인권에 대한 깊은 고민을 유도하는 작품이다.

 

 

<달랑 한 줄 /> 단체 사진

[▲ <달랑 한 줄> 단체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엄마와 두 딸, 그리고 엄마의 친구까지 4명의 여성이 등장하는 이 연극은 누구에게는 사소하고 별 것 아닌 것들, 그저 참고 넘어갔던 일로 비롯된 갈등이 그들의 연대와 투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제목 그대로 ‘달랑 한 줄’, ‘달랑 한 마디’가 왜 변해야하고, 아무리 사소해 보일지라도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돌아온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이처럼 젊은 네 명의 작가들의 강렬한 시선과 생각을 담고 있다. 그들과 시각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다면, ‘봄 작가, 겨울 무대’를 관람해보는 것이 어떨까. 


봄 작가, 겨울 무대

_보다 가까이 새로운 연극을 만나다


일정:

1.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11.16-11.18 (80분)

2.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11.23-11.25 (70분)

3. 달랑 한 줄: 11.30-12.2 (90분)

요일별 공연 시간: 금 저녁 8시 / 토 오후 3시, 저녁 7시 / 일 오후 3시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관람등급: 만 14세 이상

가격: 균일석 2만 원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신지원 기자 rtnemub@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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