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속 가능성을 찾다_국립극단 연극 <오슬로>
게시일
2018.10.30.
조회수
1654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불가능 속 가능성을 찾다_국립극단 연극 <오슬로>


< 오슬로 협정 (Oslo Accords) >

피로 물든 관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정상이 1993년 9월 13일, 백악관의 로즈가든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두 나라가 평화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이는 갑작스러운 악수가 아니었다. 두 나라는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 숲 속 고성에서 총 일곱 차례의 비밀회동을 열었고, 이 비밀스러운 사전협상의 이름을 따 ‘오슬로 협정’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2년 후 이스라엘의 라빈 총리가 암살당하고 두 나라의 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 포스터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 포스터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는 ‘오슬로 협정’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미국 출신 극작가 J.T. 로저스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2016년 뉴욕에서 막을 열었다. 이후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등에서 최우수 연극상을 수상한 뒤 영국을 거쳐 2018년 10월, 드디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당도했다.

 

 

연출가 이성열

[▲연출가 이성열 ⓒ국립극단]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인 국립극단이 주최하고 제작한 연극 <오슬로>는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 감독의 취임 후 첫 연출작으로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은 국립극단 소유의 3개의 극장 중 하나인 ‘명동예술극장’에 올려진다. ‘명동예술극장’은 세계 고전, 해외 신작, 국립예술 극단의 고정 레퍼리들을 무대에 올리는 곳으로서, 연극 <오슬로>는 국립극단이 해마다 두 편 정도 소개하는 해외 신작 중 하나다.

 

 

연극 <오슬로 />의 주요 인물들

[▲연극 <오슬로>의 주요 인물들 ⓒ국립극단]


‘오슬로 협정’은 당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젊은 층에겐 너무나도 낯선 사건이다. 원작자 J.T.로저스는 국립극단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연극 <오슬로>를 집필할 당시, 관객에게 한정된 시간 내에 오슬로 협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연극적인 부분을 가미할 방법을 모색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J.T.로저스의 펜 끝으로 시작해, 국립극단의 이성열 예술 감독의 손을 거친 국립극단의 연극 <오슬로>는 관객을 어떻게 매료시키는가?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관전 요소 #1 긴장감 넘치는 속도감

 

 

티에유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인물들의 만남

[▲티에유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인물들의 만남 ⓒ국립극단]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자 티에유에게 불평하는 아흐메드 쿠리에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자 티에유에게 불평하는 아흐메드 쿠리에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의 극 진행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티에유 로드-라르센을 맡는 손상규 배우와 모나 율을 맡은 전미도 배우는 180분이란 짧지 않은 극 내내 쉴 새 없이 대사를 내뱉는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오슬로>라는 무대 위 발을 내딛는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한정된 공간’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회담을 연출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움직임은 어느 정도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극의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총 일곱 차례에 걸친 회담 장면은 자칫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연극 <오슬로>는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극에 속도감을 불어넣음으로써 관객들이 배우들을 쫓아 연극에 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관전 요소 #2 무겁지만 가볍게, 그리고 친절하게

 

 

‘적’이 아닌, ‘친구’로서 농담을 즐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인물들

[▲‘적’이 아닌, ‘친구’로서 농담을 즐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인물들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의 주제는 가볍지 않다. 아니 굉장히 무겁다. 현재까지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란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극 <오슬로>는 관객들이 지치지 않도록 극 내내 웃음을 녹여낸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와 이스라엘을 대표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인물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도리어 이들의 입에서 소소한 농담들이 튀어나오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실제 오슬로 협정 영상과 극 중 오슬로 협정

[▲실제 오슬로 협정 영상과 극 중 오슬로 협정 ⓒ국립극단]


또한 역사적 사실을 다룬 연극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극의 줄거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극의 진행을 통해 오슬로 비밀회동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연극 <오슬로>의 대사는 그리 어렵지 않은 말들로 구성돼 방대한 양의 정보를 관객들이 부담 없이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무대 뒤 설치된 스크린에서 영상, 사진, 자막이 설명을 보충한다.


관전 요소 #3 티에유와 모나, 그들이 던지는 ‘주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전화를 받고 있는 티에유와 모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전화를 받고 있는 티에유와 모나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는 극중극이라 표현할 수 있다. 티에유는 자신이 개발한 협상 모델을 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란 배우들을 초대한다. 모나는 무대 밑에서 이들의 ‘극’이 잘 풀려나가도록 중재하고 해설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그들은 배우들이 협상이란 ‘극’을 진행는 동안,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다.

 

양국 대표의 산책길을 따라나선 티에유와 모나  

[▲양국 대표의 산책길을 따라나선 티에유와 모나 ⓒ국립극단]


연극 <오슬로>의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티에유’와 ‘모나’는 오슬로 비밀협상을 기획한 당사자들이다. 뿐만 아니라 이 연극의 주제를 가장 명확하게 던지는 인물들이다. 분명 1995년 이스라엘 라빈 총리의 암살 이후 이들이 꾸려온 ‘오슬로 협정’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티에유와 모나가 두 나라를 같은 자리에 앉히려 기울인 모든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인가? 180분 동안 진행되는 연극 속에서 티에유와 모나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라. 그들은 ‘가능성’을 찾아냈다.

 

 

연극 <오슬로 />의 주요 인물들

[▲연극 <오슬로>의 주요 인물들 ⓒ국립극단]


우리에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너무나도 먼 세상의 이야기인 것만 같다. 오슬로 협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2018년 지금 우리는 연극 <오슬로> 속 양국이 맞잡은 두 손을 보며 무엇인가를 떠올린다. 바로 올해 4월, 대한민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맞잡은 두 손이다.


연극 <오슬로>는 불가능 속의 가능성을 찾는 여정 그 자체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오슬로’는 어디인가? 연극 <오슬로>는 ‘지금’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김혜원 기자 alpaca02@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문화체육관광부 "불가능 속 가능성을 찾다_국립극단 연극 <오슬로>" 저작물은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