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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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77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44-203-2050)
- 담당자
- 이성은
고문헌과 떠나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
국립중앙도서관 <동혼재의 고문헌 사랑, 기탁으로 빛나다展>
동묘 앞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인 골동품들, 오랜 시간을 넘긴 한옥에서 보내는 하룻밤. 바야흐로 ‘오래된 것들’이 사랑받는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스며든 가치와 감성에 열광한다. 오랜 시간의 간격을 뛰어 넘고 과거의 시간을 여행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이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글, 그리고 그 글을 담은 책 한 권의 가치는 그중에서도 돋보인다.
[▲ <동혼재의 고문헌 사랑, 기탁으로 빛나다展> 포스터 ⓒ국립중앙도서관]
책이 가장 어울리는 계절, 시간의 흐름과 함께 더욱 숙성된 고문헌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국립중앙도서관의 <동혼재의 고문헌 사랑, 기탁으로 빛나다展>이다.
[▲ 전시가 진행되는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노희정]
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1945년 개관한 이래 국가 대표 도서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지식정보자원을 제공하고 한국도서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시 또한 그 일환으로, 고문헌의 가치를 알리고 고문헌과 관련된 문화적 수요와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10월 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 <동혼재의 고문헌 사랑, 기탁으로 빛나다展> 전시장 ⓒ국립중앙도서관]
기탁으로 더욱 빛나다
전시는 특별한 기탁*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2018년 1월, 저명한 고문헌 연구가인 동혼재* 석학남 선생은 고문헌의 연구와 조사를 돕고 국민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고문헌을 접할 수 있도록 그의 소장 고문헌 133종 168점을 기탁했다.
*기탁: 어떤 일을 부탁하여 맡겨 둠.
*동혼재: 기탁자인 석한남 선생님의 호
그중 전시에서는 소장품 중 희귀 고문헌에 해당되는 50종을 선보인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 고문헌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뜻 깊은 전시이지만, ‘기증과 기탁’을 통한 수집 활성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시는 더욱 빛난다.
[▲ 동혼재 석학남 선생의 전시 소개 ⓒ국립중앙도서관]
[▲ 동혼재 석학남 선생의 개회사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 속으로, 과거로.
전시는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있다. <동혼재의 장서>, <장서인 이야기>, <필사의 세계>, <편지에 담긴 이야기> 순서대로 흐르듯이 이어진다.
첫 번째 <동혼재의 장서>에서는 전시의 대표적인 희귀자료들이 전시된다. 15세기에 금속활자로 간행된 중국 역사서 『사기』,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명필의 서첩인 『순화각첩』, 석봉 한호가 쓴 글씨, 동춘당 송준길의 친필 신도비 글씨, 금대 이가환의 친필 서문, 그리고 혜산 유숙의 화첩까지 놓쳐서는 안 되는 희귀 자료가 공개된다.
[▲ <동혼재의 장서> 전시 ⓒ국립중앙도서관]
[▲ 해석과 함께 전시된 <춘야연도리원서> ⓒ노희정]
두 번째 <장서인 이야기>에서는 책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소유물임을 표시하기 위해 찍는 인장인 ‘장서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장서인의 역사와 조선시대 문인들의 장서인을 조명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서인의 정의, 효용, 종류 등 장서인의 개괄적인 역사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조의 서자인 인흥군 이영의 아들이자 광해군의 조카인 낭선군 이우를 비롯한 조선 전기부터 후기에 이르는 문인들의 장서인이 찍힌 책을 만날 수 있다.
[▲ <장서인 이야기> 전시 ⓒ국립중앙도서관]
[▲ 장서인을 자세히 살펴보는 관람객들 ⓒ국립중앙도서관]
[▲ 장서인 찍어보기 체험 ⓒ국립중앙도서관]
세 번째 <필사의 세계>에서는 흰색 안료인 호분으로 쓴 글씨, 전서(篆書)에서부터 해서(楷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체별 글자의 아름다움, 세필로 깨알같이 적어 놓은 주석 등 색다른 필사본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고문헌에 익숙하지 않은 누리꾼들도 학창 시절 한자 수업에서 배우던 다양한 서체가 고문헌에 그대로 표현된 모습을 보며 감회에 젖을 수 있을 것이다.
[▲ <필사의 세계> 전시 ⓒ국립중앙도서관]
[▲ <필사의 세계> 전시 ⓒ국립중앙도서관]
[▲ <필사의 세계>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국립중앙도서관]
마지막으로 <편지에 담긴 이야기>에서는 동혼재 선생의 소장 장서 중 옛 편지를 중심적으로 살펴본다. 옛 편지 속 4대에 걸쳐 작성된 혜평윤씨 집안의 일상 이야기나 조선중기 학자 조문수가 아들에게 보내는 자식 사랑이 담겨있는 편지를 살펴보며, 고문헌이 인간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 혜평윤씨 집안의 일상 이야기가 담긴 편지ⓒ국립중앙도서관]
놓쳐서는 안 될 고문헌과의 만남
50여 종의 고문헌 모두 높은 가치를 가진 전시물이지만, 특히 주목해보아야 할 서적들이 있다. 주요 전시자료의 내용을 미리 살펴보자.
[▲ 『순화각첩』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국립중앙도서관]
『순화각첩』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이전에 목판본으로 찍은 희귀 법첩*으로, 본래 중국 북송 때 역대 글씨를 정리하여 만든 법첩이다. 첫 면 상단에 조선시대 삼사(三司)의 하나로 왕의 자문 역할을 하던 관청인 ‘홍문관’의 관인이 찍혀있어 조선시대 중앙관청에서 이용된 장서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법첩: 서도(書道)의 모범이 될 만한 선인, 명필의 서첩.
『논어대문』도 빠질 수 없다. 논어대문은 선조의 손자이자 광해군의 조카 낭선군 이우(1637〜1693)가 쓰고 소장하였던 자료로, 첫 면과 마지막 면에 이우의 소장인이 찍혀있다. 조선 중기 명필가로서 이름에 걸맞게 매우 유려한 해서로 필사되어 있어 가치가 매우 높다. 역시 이번 전시에서 처음 대중 앞에 선보이는 고문헌이다.
[▲ 화첩 『삼매진경』 ⓒ국립중앙도서관]
마지막으로 화첩인 『삼매진경』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철종 임금과 고종 임금의 어진을 그리는 데에도 참여한 중인 출신인 조선 말기 화원, ‘혜산 유숙’의 화첩인 삼매진경은 총 4개의 그림을 수록하고 있다. 그중 주목받는 그림은 4폭 ‘계류도’로, 유숙만의 화법으로 그려진 계곡 물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고문헌을 만나볼 수 있다.
[▲ 낭선군이 부친의 시문집을 편집한 책인 『선군유권』 ⓒ국립중앙도서관]
[▲ 보소당인존 병풍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국립중앙도서관]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옛 것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이번 전시 <동혼재의 고문헌 사랑, 기탁으로 빛나다展>은 고문헌 연구가를 비롯하여 관련 종사자들에게 놓칠 수 없는 특별한 기회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에게는 자칫 지루한 전시로 치부되어 전시가 진정 전하고자 하는 가치가 닿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번 전시가 고문헌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과거의 문화 콘텐츠의 모습을 새롭게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과거의 유산은 현재의 우리가 드러내고 간직하여 후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점을 새기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옛것의 아름다움에 주목해보자.
<동혼재의 고문헌 사랑, 기탁으로 빛나다展>
장 소 :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
전시기간 : 10. 4. ~ 11. 25.
관람료: 무료
주최·주관: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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