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빙을 새로 쓰다,《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
게시일
2018.09.16.
조회수
3384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아카이빙을 새로 쓰다,《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


아카이브(Archive)는 기억이나 역사를 기록하는 자료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이 작품이 되는 것을 상상해보았는가? 작가의 생각을 적은 노트를 관객이 자유롭게 넘겨보는 전시, 작품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관객의 몫으로 향유할 수 있는 전시가 다가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아카이브 전시《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은 자료를 작품의 준비단계나 이해를 돕는 보조물이 아닌 그 자신만의 장소, 의미, 시간을 만들어 나가는 사물로 보는 프로젝트다.

 

 

7.25.- 11.25. 알레고리 ALLEGORY 사물들 THINGS 기억술 MNEMONICS 구동희 김세진 김아영 안정주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포스터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은 7월 25일부터 11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디지털정보실 3층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기간 동안 자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카이브 전시의 대상이 되는 동시대 뉴미디어 작가 4명의 작품을 디지털 아카이브 내 미디어룸에서 상시 상영한다.

 

 

미디어룸 내부

[▲미디어룸 내부 ⓒ국립현대미술관]

 

 

미디어룸 내 개인 공간

[▲미디어룸 내 개인 공간 ⓒ국립현대미술관]


사물들의 놀이터로 초대합니다.


일반적으로 작품들은 관객의 손에 닿지 않거나 관객은 전문가의 설명에 입각해 작품을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은 관객이 작가가 수집한 사물들의 계열을 재구성하도록 의도한다. 자료 또한 주체가 되지만 관객 또한 전시장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시에서는 전시장이 마치 체육관 놀이터처럼 구성되어 있다. 또한 작품에는 순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직접 사물간의 연관성을 찾아가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자료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먼저 갈 지, 자료를 이해하기 전 작품을 보기 위해 미디어룸에 먼저 갈 지를 정하는 것 또한 관객의 몫이다.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전시장 정면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전시장 정면 ⓒ송효진]


뉴미디어 아트(New media Art)란 새로운 매체 기술을 접목시킨 예술이다.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은 구동희 <거기에 없는 것>(2012), 김세진 <도시 은둔자>(2016), 김아영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3>(2015), 안정주 <그들의 전쟁 3 - 파키스탄>(2005) 총 4명의 동시대 뉴미디어 작가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은 특이하게도 전시의 이해를 돕는 주석문이 없으며 작품들 또한 분산되어 있어 이 자료가 어느 작가의 자료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자는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아카이브 이세영 주무관과의 인터뷰와 함께 전시를 살펴보았다.

Q. 동시대 작가 4명의 선정 기준이 무엇인가요?

A.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뉴미디어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2000년 전후 데뷔하여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뉴미디어 작가로 선정하였습니다. 아카이브의 대상이 되는 작품 역시 미술관 소장품입니다. 다만, 안정주 작가의 경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에 대한 아카이브 전시를 하고 싶다고 해서 안정주 작가만 예외적으로 미술은행 소장품을 대상으로 한 자료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Q. 기존 전시와 진열방식부터 다른데, 이러한 진열방식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기존의 아카이브 전시는 전시를 기획한 주체가 답을 말해주는 방식의 전시였습니다. 이번《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은 무작위로 수집된 동시대의 뉴미디어 작가의 자료(사물)들이 스스로 말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관람객이 퍼즐 게임에 참여하는 관람을 유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장품과 자료 사이의 관계 역시 관객이 퍼즐 맞추듯이 상상할 수 있도록, 자료 하나하나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지양하였습니다.

 

이러한 기획 의도는 자료를 전시한 가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전시가 자료를 내려다보는 낮은 진열대의 방식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자료를 보는 다양한 방식-예를 들어, 서서 정면의 작업보기, 서서 높은 곳에 있는 작업 올려보기, 앉아서 작업보기, 서서 작업 아래로 내려다보기, 좁은 통로를 지나며 작업보기, 라운드를 돌아가며 작업보기-을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여러 곳으로 분산된《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의 각 자료들

[▲여러 곳으로 분산된《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의 각 자료들 ⓒ송효진]


Q. 진열된 자료들(작품들)과 뉴미디어 작품 4점간의 연관성이 무엇인가요?

A. 전시를 준비하면서 공동기획자이신 부산대 조선령 교수와 함께 작가 4인을 만났습니다. 동시대미술에서 아카이브에 대한 생각이 작가들마다 다른 점이 인상적이었고, 이 부분을 전시에서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아카이브 전시를 하는 4인의 작가에게 대상이 되는 작품과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고 싶다고 했는데, 구동희 작가는 가시적인 특별한 아카이브가 없다고 말해서 <거기에 없는 것>(2012)이라는 작품과 관련된 작가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서 커팅시트를 전시대에 부착하는 방법으로 전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작품을 제작ㆍ전시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다양한 종류의 전선들과 시대별로 변화된 수집매체를 진열하였습니다.

 

 

여러 곳에 분산된 커팅시트

[▲여러 곳에 분산된 커팅시트 ⓒ송효진]

 

 

구동희 작가가 수집한 전선들

[▲구동희 작가가 수집한 전선들 ⓒ송효진]


김세진 작가는 <도시 은둔자>(2016)에 대상이 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청소미화원들이 실제 사용하는 청소용품을 그대로 빌려와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으로 전시했습니다.

 

 

김세진 작가가 수집한 청소미화원복

[▲김세진 작가가 수집한 청소미화원복 ⓒ송효진]

 

 

김세진 작가가 수집한 청소용품

[▲김세진 작가가 수집한 청소용품 ⓒ송효진]

 

 

김세진 작가가 수집한 청소용품

[▲김세진 작가가 수집한 청소용품 ⓒ송효진]


김아영 작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미술 아카이브에 가장 가까운 자료들을 전시하였습니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3>(2015) 제작을 위해 작가가 연구했던 수많은 자료들과 그 과정에서 나온 각종 수집품, 작품 제작 후 나온 책과 홍보물 등이 그것입니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PDF 자료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PDF 자료 ⓒ송효진]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제작 후 나온 책의 일부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제작 후 나온 책의 일부 ⓒ송효진]


안정주 작가는  <그들의 전쟁 3 - 파키스탄>(2005)과 관련되어 작가가 해외 각국을 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아이패드 총 4대로 감상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여행 중 수집한 지도, 화폐 및 오브제 등을 통해 작품 제작을 위해 작가가 여행한 경로를 오롯이 느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정주 작가의 여행 중 촬영 영상

[▲안정주 작가의 여행 중 촬영 영상 ⓒ송효진]

 

 

안정주 작가의 여행 중 수집한 화폐

[▲안정주 작가의 여행 중 수집한 화폐 ⓒ송효진]

 

 

안정주 작가가 파키스탄 입국 시 실시한 에이즈 검사 확인지

[▲안정주 작가 파키스탄 입국 시 실시한 에이즈 검사 확인지 ⓒ송효진]


이처럼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작품과 관련된 자료지만 작가마다 가지고 있는 아카이브에 대한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이며, 동시에 작품 연구를 위해 자료가 가진 가치 및 작품과 자료의 상관관계를 관람객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4. 뉴미디어 아카이브전에서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이 최초로 시리즈로 진행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요. 1회가 아닌 시리즈로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국의 뉴미디어아트는 백남준 작가 외에 많이 알려지지 못했고, 가지고 있는 위상에 비해 그동안의 연구가 다른 부분에 비해 비교적 미진한 편입니다.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한 《미래는 지금이다》전이 국내 유일의 국립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통해 뉴미디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는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연구, 더 나아가 한국 뉴미디어를 아카이브 자료로서 연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따라서 3부작의 시리즈로 기획하여 첫 번째는 동시대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시는 이보다 더 윗세대 뉴미디어 작가의 자료 전시를 시대 역순으로 구성하고자 합니다. 3번의 뉴미디어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 작가와 작품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 뉴미디어아트의 흐름을 정리해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전시안내

[▲《알레고리, 사물들, 기억술》전시안내 ⓒ송효진]


도심 속 숨 쉬는 현대미술 도서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디지털정보실


기획전시뿐만 아니라 디지털 정보실은 현대미술 서적을 접하기 쉽지 않은 국민으로 하여금 현대미술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2014년 2월 11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디지털정보실을 개관해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심 속 열린 미술관’을 테마로 국내외 관람객과의 소통을 지향하는 시설을 자랑한다. 그 중 디지털정보실은 2층의 디지털도서관과 3층의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도서관에는 미술관련 도서, 도록 4500여권, 잡지 500여권, 전자책 등 전자자료 3만 여건이 비치돼 있으며 디지털 아카이브 영상아카이브, 작가 파일(현대미술 주요 작가자료 100여 명), 아카이브 열람 서비스(미술관 소장 아카이브 검색 및 이미지)를 제공한다. 디지털도서관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현대미술부터 디자인 및 사진에 이르는 여러 예술 분야에 관한 도서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디지털정보실에는 도록 또는 비치된 컴퓨터 내 자료를 통해 자유롭게 현대미술 작가의 영상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도심 속 미술관이라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주제에 맞게 디지털 도서관은 채광과 예술,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도심 속 자연에서 예술과 함께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디지털도서관 정면

[▲디지털도서관 정면 ⓒ송효진]

 

 

디지털아카이브 특별 열람실 내부

[▲디지털아카이브 특별 열람실 내부 ⓒ송효진]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송효진 기자 YYY992820000@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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