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아시아_국립현대미술관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게시일
2018.04.21.
조회수
5962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_국립현대미술관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우리는 아시아를 무엇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국립현대미술관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아시아’를 키워드로 한 일련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의 첫 번째 기획전인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월 8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우리가 지금까지 아시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자문하게 하고, ‘아시아’라는 이름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아시아를 지리적 구분이나 정체성을 나타내는 용어가 아닌 세계를 바라보는 비평적 관점으로 여기면서, 관람객들에게 시각의 전환을 유도한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아시아의 이름 아래 기록된 주요 역사 속, 잊혀진 개인 및 지역의 가치와 목소리에 주목하도록 한다.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전시 소개글

[▲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전시 소개글 Ⓒ신예진]


전시는 세 가지 핵심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보이지 않는 것들’, 두 번째는 ‘교차적 공간’, 세 번째는 ‘관계’다. 첫 번째 ‘보이지 않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규제하고, 개인의 상상력과 도전을 제한하는 국가, 민족, 정체성과 같은 개념을 의미한다. 아시아의 역사에서 국가, 민족, 정체성 등의 개념은 국가주의, 민족적 자부심 등과 얽혀 정치적 불안, 군사적 긴장감 등의 보이지 않는 위협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동안 우리가 아시아를 이해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의문을 제시한다.

 

 

요게쉬 바브 <설명은 때로 상상을 제한한다Ⅱ>

[▲ 요게쉬 바브 <설명은 때로 상상을 제한한다Ⅱ> Ⓒ신예진]

 

안유리 <불온한 별들> 

[▲ 안유리 <불온한 별들> Ⓒ신예진]


두 번째 핵심어인 ‘교차적 공간’은 아시아를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아시아를 관통하는 다양한 생각과 관점은 하나의 세계와 대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에도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각은 개인의 인식, 정체성이 하나로 정의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든 사건이나 대상은 내가 바라보는 배경과 관점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교차적 공간이라는 핵심어에 맞게 전시 작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작품이 이해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미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고, 갖춰진 공간 속에서 비로소 작가가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과 전시 공간의 교차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티모테우스 A. 쿠스노 <호랑이의 죽음과 다른 빈자리>

[▲ 티모테우스 A. 쿠스노 <호랑이의 죽음과 다른 빈자리> Ⓒ신예진]

 

<호랑이의 죽음과 다른 빈자리> 작품 공간의 일부 

[▲ <호랑이의 죽음과 다른 빈자리> 작품 공간의 일부 Ⓒ신예진]

 

염지혜 <미래열병> 

[▲ 염지혜 <미래열병> Ⓒ신예진]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것 이외에도 작품의 이해를 위해 공간 곳곳에 작품 창작에 사용된 자료를 전시하거나, 색다른 장소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이 돋보인다. 단순히 보고,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간을 거닐고, 느끼면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간과 작품을 세밀하게 조율한 것이다.

 

 

맵 오피스 <가능한 아시아를 향하여>에 사용된 작품 설명이 적힌 의자

[▲ 맵 오피스 <가능한 아시아를 향하여>에 사용된 작품 설명이 적힌 의자 Ⓒ신예진]


마지막 핵심어인 ‘관계’는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전시의 토론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 관계를 창조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는 기존의 전시들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기존의 전시실 공간이 아니라 광장, 복도 등 미술관 공용공간에 관계를 창조하기 위한 플랫폼을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전시 내용을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술관 지하에 위치한 <놀이 플랫폼>의 일부

[▲ 미술관 지하에 위치한 <놀이 플랫폼>의 일부 Ⓒ신예진]

 

전시 연계 프로그램 <황포치: 500그루의 레몬나무, 레몬 와인 바>에서 제공하는 레몬 와인 

[▲ 전시 연계 프로그램 <황포치: 500그루의 레몬나무, 레몬 와인 바>에서 제공하는 레몬 와인 Ⓒ신예진]



이번 전시부터 이어지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와 이번 전시에 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는 국립현대미술관 박주원 학예연구사를 만나보았다.


Q. 이번 전시에서 ‘아시아’라는 핵심어 중에서도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아시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지역이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시아라는 핵심어를 처음 들었을 때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아시아로 규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모호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호함에서 기존에 아시아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과연 어디까지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고, 기존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주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아시아를 규정하는 기존 생각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Q. 이번 전시에서 영상 작품이 많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이번 전시에서는 매체의 숫자나 구성을 균등하게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리고 하나의 매체로 작품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닙니다. 전시에 다양한 영상 작품이 있지만, 영상만을 작품으로 하는 것도 있고, 영상과 설치 미술이 결합하여 공간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어요. 영상을 바라보는 무대, 사람들이 영상을 보는 위치까지 모두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영상이라는 매체도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형태나 매체보다 내용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서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Q.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작품 전시는 어떤 점을 중점으로 생각하셨나요?

A.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구성한 <호랑이의 죽음과 다른 빈자리>의 경우에는 관람객들이 들어와서 어떤 방향으로 작품을 볼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분위기나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을 전달하는 일이에요. 하나의 매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자체와 공간 전체가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다양한 부분들을 고려했습니다.


Q. 2018년에서 2019년까지 ‘아시아’를 핵심어로 프로젝트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의도가 무엇인가요?

A. 내부적으로 먼저 우리를 바라보자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를 중심으로 한 주변에 대해서 돌아보기 위해 아시아를 핵심어로 선택했습니다. 유럽이나 서구권의 다양한 미술도 있지만, 먼저 우리를 중심으로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조사를 강화하려는 정책 기조가 있었고, 그 아래에서 2년간의 프로젝트가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내년까지 이어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다. 이번 전시 이후로는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18, 연중), 한국·일본·싱가포르의 협력전시인 <세상에 눈뜨다_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2019)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전시 정보>

전시 일정: 2018년 4월 7일 ~ 7월 8일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연계 프로그램

<500그루의 레몬 나무: 레몬 와인 바(500 Lemon Trees: Lemon Wine Bar)>

-황포치 작가가 직접 담근 레몬 와인 한 잔과 함께 읽는 500그루의 레몬 나무 이야기로, 전시 기간 내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에 총 5차례로 진행된다. 술이 제공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신분증을 지참한 성인 관람객만 참여가 가능하다.


<비정통 요리교실(The Inauthentic Cooking Class)>

엘리아 누비스타 작가와 함께 그린커리, 김, 소시지, 와사비, 밥, 케쳡, 라이스페이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비정통 요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탐바얀 전시토크(TAMBAYAN Talk)>

사람과 장소의 합성어인 '탐바얀'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관람 이후 탐바얀에서 참여작가 98B 콜라보레이터리와 함께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5월 19일(토), 6월 23일(토)에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신예진 기자 zlovexz@naver.com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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