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사에서 가장 기이했던 감독, 김기영을 만나다 한국영화박물관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
게시일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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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성은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기이했던 감독, 김기영을 만나다

한국영화박물관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1960)의 한 장면

[▲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1960)의 한 장면 ⓒ한국영상자료원]


“피아노 방이 있고 ‘라이스 카레’ 냄새가 풍기는 2층짜리 주택엔 음악선생인 동식과 임신한 아내, 그리고 두 아이가 살고 있다. 부를 갈망하는 중산층인 그들의 집에 가정부가 들어온다. 그리고 동식이 가정부와 불륜 관계를 맺은 후 가정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1960) 줄거리는 지금 보면 흔한 ‘막장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김기영 감독은 ‘하녀’에 1960년대 한국의 계급 갈등에 관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라 불렸던 1960년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김기영. 50여 년이 지난 지금의 눈으로 봐도 기괴한 연출 때문에 그가 대중성을 얻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한편, 흥미롭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인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국영화박물관에서 김기영의 20주기를 기념하는 이유도 한국영화의 역사에서 그를 빼놓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김기영 감독 20주기,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기이했던 감독을 되돌아보다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 포스터가 걸려있는 한국영상자료원

[▲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 포스터가 걸려있는 한국영상자료원ⓒ유소린]


지난 2017년 12월 26일부터 올해 5월 19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1층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이 진행된다. 김기영 감독은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30여 편의 영화를 만들었으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프랑스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그의 회고전을 진행했을 정도로 해외 영화 팬들에게도 사랑받는 감독이다.

화재 사고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20년이다. 한국영화박물관은 그의 2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작품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했다.


관객을 매료하는 긴장감과 기이한 연출 속에 사회적 의미를 담다

 


김기영 감독의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표현주의적이고 기괴한 연출 속에 현실에 대한 시선을 담았기 때문이다. ‘하녀’ 역시 실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한 시나리오로, 중산층의 욕망과 계급사회의 모순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활용해 전시된 ‘하녀’와 ‘충녀’의 영상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조형물처럼 보인다. 이 전시물에서는 두 작품 속에 드러난 김기영 감독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영화박물관의 작품 설명에 따르면, 두 작품을 ‘김기영의 페르소나들’, ‘여성, 남성, 에로티시즘’, ‘‘하녀’의 다양한 변주들’, ‘김기영 영화 속 ‘쥐’’, ‘전근대와 근대의 만남’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눠 영상을 전시했다고 한다.

 

 

역동성이 느껴지는 ‘충녀’(1972)의 한 장면

[▲ 역동성이 느껴지는 ‘충녀’(1972)의 한 장면 ⓒ유소린]


스테인드글라스 조형물과 함께 전시된 영화 이미지들은 정지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금방이라도 꿈틀거리며 움직일 것 같은 역동성이 느껴진다.


김기영 감독 영화 속 주체적 여성과 무력한 남성, 그리고 ‘쥐’

 

 

쥐가 등장하는 ‘하녀’의 한 장면

[▲ 쥐가 등장하는 ‘하녀’의 한 장면 ⓒ유소린]


김기영 감독의 영화 속의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주체적이고 강력하게 그려진다. ‘하녀’에서도 남자주인공 동식은 부인과 하녀 사이에서 갈등하는 무력하고 약한 존재로, 하녀는 적극적으로 애정을 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려 하는 능동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리고 부엌에서 일하는 하녀와 가장 가깝게 표현된 동물은 바로 ‘쥐’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쥐 인형들

[▲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쥐 인형들 ⓒ유소린]


그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쥐’는 강한 생존의식과 번식력을 가진 존재다. 가난했던 1960~70년대 한국에서 흔했고 동시에 ‘쥐약’을 먹여 인간이 박멸시키려 했던 동물인 쥐는 그 자체로 인간의 이성 너머에 있는 강력한 본능을 상징한다.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인 만큼, 이번 전시에서도 곳곳에서 작은 쥐 인형들이 설치되어있다.


영화 속 공간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

 

 

‘하녀’의 2층집으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계단

[▲ ‘하녀’의 2층집으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계단 ⓒ유소린]

 

 

전시에 재현된 ‘하녀’ 속 하녀의 방 피아노방

[▲ 전시에 재현된 ‘하녀’ 속 하녀의 방(좌)과 피아노 방(우) ⓒ유소린]


한국영상자료원 연구전시팀 오성지 차장은 “단순히 영화사 속에서 유명한 감독 김기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김기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라며 “‘하녀’에 등장하는 2층집과 피아노가 있는 방도 그대로 재현해내려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전시된 시나리오 복제본들

[▲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전시된 시나리오 복제본들 ⓒ유소린]


오는 3월 27일부터 4월 13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지하1층 시네마테크 KOFA에서 김기영 감독의 작품을 상영하는 김기영 전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온전히 남아있는 작품은 물론 일부 유실된 ‘고려장’까지 상영한다.


<행사개요>

○ 전시일정 : 2017. 12. 26.(화) ~ 2018. 5. 19.(토)

○ 관람시간 : 화요일 ~ 금요일 오전 10:00 ~ 저녁 7:00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오전 10:00 ~ 오후 6:00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전 10:00 ~ 저녁 9:00 (문화가 있는 날)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

○ 전시장소 :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 관람비 : 무료


<도슨트 프로그램>

○ 정기해설: 별도의 예약 없이 정해진 시간에 오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해설

- 운영 시간: 화요일 ~ 금요일 오후 3:00, 토, 일 오전 11:00 / 오후 3:00

- 신청 대상: 제한 없음 (단 15인 이상은 단체 예약 필요)

- 신청 방법: 별도 접수 없음

○ 예약해설: 정기해설과 달리 예약한 단체만을 위한 해설

- 운영시간: 화요일 ~ 금요일 오전 10시,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2시 / 토, 일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2시

- 신청대상: 초등학생 이상, 15 ~ 35인 단체(영리단체는 전화문의 요망)

- 신청방법: 해설 희망일 7일 전까지 한국영상자료원 누리집을 통해 예약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유소린 기자 o_o1402@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 미디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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