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썰매를 탄다’ 장애인 아이스 하키 - 김경만 영화감독 & 한민수 주장 인터뷰-
게시일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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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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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우리는 썰매를 탄다’ 장애인 아이스 하키

- 김경만 영화감독 & 한민수 주장 인터뷰-


‘다름과 틀림 사이, 패럴림픽은 우리를 외친다’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된다. 하나 된 열정으로 똘똘 뭉쳤던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 패럴림픽은 우리나라에서 맞는 두 번째 패럴림픽이자, 전 세계 49개국 570명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패럴림픽이다.

 

 

평창동계패럴림픽 엠블럼과 패럴림픽 로고 ‘아지토스’

평창동계패럴림픽 엠블럼과 패럴림픽 로고아지토스’ Ⓒ동계패럴림픽 누리집


올림픽에 오륜기가 있다면, 패럴림픽에는 로고 ‘아지토스’가 있다. ‘나는 움직인다’라는 뜻의 라틴어 아지토스는 종종 좌절 혹은 불가능 등으로 일컬어지는 장애의 극복과, 스포츠를 통한 꿈과 열정을 의미한다. 아지토스와 더불어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공식 엠블럼 또한 이와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공식 엠블럼에서 눈꽃이 나란히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형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와 관중,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세상을 의미한다.


다름은 종종 틀림으로 해석되곤 한다. 그렇기에 다수의 사람에게 있어 패럴림픽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출전하고, 어딘가 모르게 일반 관중과는 거리가 있는 대회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저 조금 다를 뿐이다. 순수한 스포츠 정신은 모든 선수들이 지닌 것이며,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이라면 누구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열정은 다름을 인식하고 미묘한 차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부터 피어난다. 스포츠란 영역을 넘어 종목과 선수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도 함께 살피다 보면, 패럴림픽이란 화합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축제임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썰매를 탄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하나의 관심으로

선수간의 치열한 경쟁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 운영 덕분에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백미로 꼽힌다. 빠른 속도와 격렬한 몸짓은 관중들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패럴림픽 종목인 장애인 아이스하키도 예외가 아니다. 스케이트 대신 썰매를 탄다는 점에서 일반 선수들에 비해 장비나 운동의 제약은 있지만, 열정에는 한계가 없기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그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공식 포스터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인 김경만 감독은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미비했을 때부터 선수들의 이야기를 앵글에 담았다. 그가 담은 선수들의 이야기는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로 제작되었고, 3월 7일에 개봉했다. 개봉을 앞둔 지금, 김 감독을 만나 비장애인의 영역에서, 운동선수가 아닌 감독의 시선에서 바라본 장애인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관한 대화를 나눠 보았다.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경만 감독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경만 감독 Ⓒ이다선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우리는 썰매를 탄다’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우리는 썰매를 탄다’  Ⓒ김경만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中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中 Ⓒ김경만


Q.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에서 제작까지,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되었나요?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과격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뜨거운 열정을 느꼈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가진 선수들이 궁금해졌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자고 생각했죠. 특히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장애인 스포츠 중에 가장 격렬한 종목이에요. 마치 이종격투기를 보고 있는 것처럼 짜릿함을 주곤 하죠. 넘치는 매력에 비해 대중들은 왜 모르고 있을까에 대한 물음과, 저 자신조차도 무관심했던 사실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며 종목과 선수들의 이야기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영화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Q. '하나 된 열정'이란 슬로건과 잘 어울리는 영화 제목입니다. 제목에 담긴 숨은 비화가 있나요?

원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가 워낙 격렬한 종목이다 보니 강렬한 제목을 붙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강렬함 너머에 있는 ‘행복’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죠. 저와 같은 비장애인들도 매 순간 행복을 찾기 급급한데, 우리가 불편하고 도와줘야 할 분들로 생각되는 장애인 선수들은 정작 매 순간 행복을 느끼고 있는 걸 보았거든요. 영화는 힘들고 격렬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따뜻하고 착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 때문에 자극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유도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행복한 느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2014년 제작 이후 4년이 흐른 지금에서 정식 개봉을 맞이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영화 속 선수들이 하키를 만나면서 장애라는 좌절을 열정으로 극복해가는 것처럼, 이 영화 또한 개봉이란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영화는 완성되었지만, 흥행이 될 만한 키워드가 하나도 없는 영화라서 쉽게 배급사를 찾지 못했죠. 알음알음 건너 복지센터나 강의실에서 상영하긴 했지만 저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반드시 알리고 싶었고 정식개봉을 통해 상영관에서 상영하고 싶었어요. 패럴림픽을 맞이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오르고 있는 지금에라도 영화가 먼 길을 돌아 개봉하게 정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는 영화가 이제라도 빛을 보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김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하나의 ‘행복찾기’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이미 지나버린 과거에서 혹은 다가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일상의 매 순간에서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과거의 좌절 멈춰있지 않고, 운동을 하면서 지금에 감사하고 또 이로부터 좋은 성적을 얻으며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제 2회 토리노 아이스 슬레지 하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제2회 토리노 아이스 슬레지 하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공식 누리집


‘우리는 썰매를 탄다’가 한창 관객을 만나게 될 때,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강릉 하키 센터에서 승리를 향한 썰매를 탄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그 무엇보다 뜨거운 하나 된 열정을 선보일 선수들이다. 대회를 며칠 앞둔 시점,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의 한민수 주장을 통해 대표 팀의 분위기와 시합을 앞둔 각오를 들어 보았다.

 

 

2017 월드 슬레지 하키 챌린지에 참가한 장애인 아이스하키팀  (맨 앞이 한민수 주장)

2017 월드 슬레지 하키 챌린지에 참가한 장애인 아이스하키팀

(맨 앞이 한민수 주장)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누리소통망


Q.한민수 주장을 비롯한 선수들은 어떤 각오로 패럴림픽을 준비하고 는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번째 동계 패럴림픽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메달권에 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또한 팀 분위기가 좋았을 때 좋은 성적을 낸 적이 많았기에,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서로 지치고 힘든 상태임에도 티 내지 않고 양보하 좋은 분위기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메달은 하늘이 정해준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 저희의 가시적인 목표는 결승전 진출로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목표를 향해서 계속 달려오고는 있지만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통해 사기를 충전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Q.팀으로 하는 경기인 만큼 팀원들 간에 소통이 중요할 텐데, 서로 간에 호흡은 어떻게 맞추고 있나요?

저희가 한 팀이지만 그 안에서도 작은 팀들이 나눠져 있어요. 팀 내에서 조원들끼리 호흡하며 더 오밀조밀하게 결속력을 다져가는 거죠. 경기 영상을 보면서 호흡이 안 맞는 선수들과 대화를 한다거나 자유시간에는 가볍게 탁구를 치는 등 협동력을 기르는 활동을 하면서 서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요.


Q.선수들과의 호흡은 물론 장비와도 호흡이 잘 맞아야 할 텐데요. 선수들은 어떻게 장비에 익숙해지려고 하나요?

맞아요. 선수들 호흡은 물론 장비와 잘 맞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바스켓이라는 썰매의 안장부분을 개인의 몸에 맞게 제작을 하고, 프레임 위에 썰매를 얹어서 최상의 기량이 발휘되게 설정하죠. 다행인 소식은 1년 전부터 장비매니저님이 합류해서 장비를 몸에 맞추는 데 최적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이전에는 스틱까지 직접 잘라서 만들었었는데, 장비에 투자한 시간을 경기력에 투자할 수 있게 되어 훈련 경기력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죠. 장비는 저희의 분신입니다. 장비 매니저님이 뒤에서 항상 최선을 다 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패럴림픽 도전기는 3월 10일 한국 대 일본전을 시작으로 패럴림픽 기간 동안 나날이 새롭게 쓰일 예정이다. 아이스하키를 통해 장애를 몸소 극복하며 행복은 지금 여기, ‘우리’라는 이름으로 매 순간 존재한다고 믿는 이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김재원 기자 wodnjs4504@naver.com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다선 기자 ssundasun@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세계문화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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