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마을미술프로젝트’ 현장 아트투어에 가다
게시일
2015.10.07.
조회수
5994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고금희
 

2015 마을미술프로젝트 현장 아트투어에 가다

여러 가구가 모여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을 상상해 보자. 젊은이는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노인들과 걷다 보면 종종 눈에 띄는 폐가가 생각날지 모르겠다. 이런 마을의 약간의 가라앉은 분위기는 오래된 주택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우중충함이 한몫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던 시골 마을에 미술이라는 색이 입혀지면서 마을은 한층 밝아지고, 한 번 더 찾아보고 싶은 매력적인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계기를 마련한 마을미술프로젝트 현장을 다녀왔다.


*마을미술프로젝트 : 2009년부터 시작.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가 주관하여 추진하는 공공미술 사업. 현재까지 마을 82곳에서 진행됨.

 

아트투어 진행 모습

 ▲ 아트투어 진행 모습 Ⓒ손승진


마을미술프로젝트 현장 아트투어에서는 2009년부터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마을미술프로젝트 중 일부를 살펴볼 수 있다. 공공미술에 관심 있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선착순 모집이다. 참가비도 마을미술프로젝트 지원 40%가 있어 상당히 저렴하다. 올해부터는 마을미술프로젝트 사업지 이외에 인근 관광지도 들를 수 있어 볼거리가 많아졌다.

 

4차 아트투어 중 방문한 인근 볼거리

 ▲ 4차 아트투어 중 방문한 인근 볼거리

(시계방향 순으로, 아라리오 탑동 갤러리, 본태 박물관, 방주교회, 삼례문화예술촌) Ⓒ손승진


올해 진행되는 2015 마을미술프로젝트 아트투어는 총 6차례. 이 중 4차 아트투어에 참여해 제주, 화순, 담양, 완주, 음성을 방문할 수 있었다. 아트투어 참가자는 문화예술 관련 공부를 하는 대학원생부터 문화재단 직원, 순수회화를 전공한 작가, 공공미술이 가져오는 효과에 관심 있는 시의원 등 서로 직업은 다양했지만 모두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투어가 진행되는 내내 귀를 쫑긋 세우고 설명을 듣던 참가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설명을 듣는 참가자 모습

 ▲ 설명을 듣는 참가자 모습 Ⓒ손승진, 김대현


제주도 서귀포시 유토피아로


유토피아로는 2012년 마을미술프로젝트 사업지이다. 자연이 아름다운 서귀포에 예술길을 만들어 오늘의 유토피아, 예술의 유토피아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아트투어에서는 2시간 반 정도 길을 걸으면서 중간중간 만나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정말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흰 파도 검은 바위(박건주)’였다.

 

작품 ‘흰 파도 검은 바위(박건주)’

 ▲ 작품 ‘흰 파도 검은 바위(박건주)’ Ⓒ손승진, 김대현


우리 일행이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듣고 이동하고 있는데, 주위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동네 어르신이 나오셨다. 많은 사람이 이 작품을 보고 간다며 작품에 표현된 섬이 저쪽에 보이는 섬 3개라고, 신나게 설명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작품이 설치되기 전까지만 해도 어르신이 보시던 것은 그저 흰 벽에 불과했을 텐데, 이제 이 길을 많은 이가 찾아온다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었다.

 

작품 설명을 해주시는 동네 어르신

 ▲ 작품 설명을 해주시는 동네 어르신(왼쪽에서 두 번째) Ⓒ김대현

 

전라남도 화순군 성안마을


2011, 2012, 2013년 연속 3차례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진행된 성안마을은 열정이 넘치는 담당자, 이재길 작가의 풍성한 설명과 함께 둘러볼 수 있었다.

 

설명을 해주고 있는 이재길 작가

 ▲ 설명을 해주고 있는 이재길 작가(가장 오른쪽) Ⓒ손승진, 김대현


“개, 고양이까지 다 알 정도로 마을을 연구했어요. 공공미술은 개인의 작품을 하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 잠재된 역사, 문화, 스토리를 작가가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거로 생각해요. 사업하기 전 그 모든 것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죠.”


우리 일행을 통솔하며 마을을 소개하던 그는 골목길에서 마을 어르신을 뵐 때마다 친근하게 안부를 물었는데, 사업이 진행된 3년간 그가 얼마나 마을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애썼는지 느낄 수 있었다.

 

성안마을 아트투어 진행모습

 ▲ 성안마을 아트투어 진행 모습 Ⓒ김대현


이재길 씨를 비롯해 성안마을에 열심히 미술의 색을 입히는 작가들은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을 예술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작가들이 문패를 꾸미는 작업을 시작하자 어떤 마을 어르신은 ‘나도 만들 수 있다’며, 하트 모양 문패를 직접 제작해 걸었다. 또, 녹이 슨 집 대문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아주머니에게 작가들이 초록색으로 칠하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 며느리가 그 위에 예쁜 꽃을 그려 놓는 일도 있었다.

 

초록색 대문 위에 그려진 꽃

 ▲ 초록색 대문 위에 그려진 꽃 Ⓒ손승진, 김대현

 

전라남도 담양군 예술인의 집


2014년 마을미술프로젝트에서 진행된 ‘담양 예술인의 집’ 조성은 마을 중심부에 수년간 방치되어 있던 폐가를 일부는 숙박시설로, 다른 일부는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근처 대담미술관에 레지던시 전시 중인 일본인 작가가 숙박하고 있었다.

 

담양 예술인의 집

 ▲ 담양 예술인의 집 Ⓒ김대현


이 마을 초입에 있는 마을회관 옥상에는 밤에 길을 밝혀주는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조명이 참 특이하면서도 예뻤다. 역시 사업의 일환에서 설치된 작품으로, 10개의 직육면체 안에 도자기 대나무를 고정하고, 이 대나무를 LED 선이 드로잉 하는 느낌을 연출했다. 마을회관 아래로 한창 대나무 축제가 열리고 있는 모습과 어울리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냈다.

 

작품 ‘향교리 대숲 속 빛의 하모니(진시영)’

 ▲ 작품 ‘향교리 대숲 속 빛의 하모니(진시영)’ Ⓒ손승진


 충청북도 음성군 동요마을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음성 동요학교를 포함한 인근 마을을 동요마을로 조성하고 있다. 온통 ‘음악스럽다’고 해야 하나, 마을 전체가 ‘동요’, ‘소리’라는 테마 안에서 꾸며져 있었다. 동요마을의 집 대문 옆에는 개구리 우체통이 있는데, 바람이 불면 우체통 안의 풍경소리가 울린다. 어느 집 벽은 음표를 새긴 도자기로 꾸며지기도 했다. 그 집 입구에는 전래동요 ‘맴맴’의 한 장면을 묘사한 바닥 돌이 깔렸다. 동요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는 빨간 피아노가 설치되어 있고, 놀이기구까지 다 악기의 형상으로 꾸며져 있다.

 

대문 옆 개구리 우체통

 ▲ 대문 옆 개구리 우체통 Ⓒ손승진

 

동요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 있는 빨간 피아노

▲ 동요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 있는 빨간 피아노 Ⓒ손승진


아트투어에 참가하면서 평상시에는 방문하지 못하던 여러 지역의 공공미술 현장을 집중적으로 둘러볼 수 있었고, 그 현장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에게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또, 아무것도 아니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미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엄청나게 뛰어난 미술 작품은 아니지만, 문화를 접하지 못하던 주민에게는 작가와의 만남의 과정과 결과물이 얼마나 새롭고, 놀라운 일일까. 지금도 어디에선가 진심으로 마을을 가꾸어 나가고 있는 작가들과 그 작가들을 응원하는 주민이 있다.계속해서 다른 지역으로 퍼져갈 그들의 아름다운 만남은 또, 어떤 마을을 만들어 나갈지 기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손승진 대학생기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관리학과 tmdwls754@hanmail.net

 

문체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김대현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문화체육관광부 "‘2015 마을미술프로젝트’ 현장 아트투어에 가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