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나는 실크로드 <페스티벌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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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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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희
 

서울에서 만나는 실크로드 페스티벌 SP

 ▲ 대문 사진 : 페스티벌 SP ⒸLim-AMC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마음은 설렌다. 올여름이 유난히도 뜨거웠기 때문일까. 파란 하늘이 높아지고, 제법 시원한 바람이 살에 닿으니 더더욱 그 설렘이 크다. 나들이를 가기에 좋고, 즐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사람이 많으니 축제를 열기에도 참 좋은 계절이다.

 이렇게 ‘상쾌한 환절기’에 만나볼 수 있는 축제가 있다. 바로 경주에서 열린 실크로드 페스티벌이다. 평화로운 경주에서 만나는 유라시아의 다채로움. 축제도 즐기고, 좋은 날씨에 경주를 여행할 수도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개강을 맞은 우리 대학생들, 아침부터 밤까지 쉴 틈 없이 애쓰는 직장인, 수능이 얼마 안 남은 고3 등. 경주까지 떠날 여유가 없는 사람이 많다.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실크로드 페스티벌 공연예술 편! 페스티벌 SP가 열렸다.

 

페스티벌 SP는 실크로드 경주 2015와 연계된 행사다

▲ 페스티벌 SP는 실크로드 경주 2015와 연계된 행사다 Ⓒ한채현


서울에서 만나는 ‘경주 실크로드 페스티벌’

 페스티벌 SP는 Festival Silk Road for Performing Arts에서 ‘Silk Road’의 S, ‘Performing Arts’의 P를 엮어 만든 이름이다. 9월 3일부터 13일까지 행사가 개최되었고, 3일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막식이 있었다.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페스티벌 SP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이 커다란 피자를 자르는 ‘피자 컷팅식’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실크로드 경주 2015 & 페스티벌 SP 기자간담회 현장

 ▲ 페스티벌 SP 기자간담회 현장  ⒸLim-AMC


 무용문화포럼이 주최한 행사지만, 공연 장르가 무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융복합’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춤, 연극, 미디어 예술 등을 결합한 형태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크게는 세 개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안무가 시리즈>, <올댓춤>, <실크로드 블루스>가 그것이다.

 <안무가 시리즈>의 주인공은 한국의 젊은 안무가 5명이다. 이들은 각자의 작품에서 설치미술, 하이테크놀로지, 패션 등과 결합해 융복합 예술 장르의 미래를 엿보았다. <안무가 시리즈>의 주역이 젊은 무용가였다면, 춤계의 어른들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 작품도 있다. 9월 8일과 9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랐던 <올댓춤>이다. 현대무용에 최청자 교수와 박명숙 교수, 전통춤에 국수호 서울예술단 예술 총감독, 발레에 김순정 성신여대 교수가 안무 및 출연을 했다. 페스티벌 SP는 <올댓춤>의 부제를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고 정했다. 광복 이후 70년 한국 무용사를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폐막작 <실크로드 블루스 />

▲ 폐막작 <실크로드 블루스> ⒸLim-AMC

 

 마지막으로 폐막작, <실크로드 블루스>가 있다. 실크로드 블루스는 장르의 융합뿐만 아니라 국가 간 교류도 일어날 수 있도록 제작한 공연이다. 인도의 전통예술인 ‘카탁’ 무용수 티와리 디렌드라(Tiwari Dheerendra)가 무대에 함께 서기 때문이다. 연극과 춤의 만남, 무대예술과 시각예술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작품 안에서 이루어졌다.

 

실크로드 경주 2015 & 페스티벌 SP 포스터

 ▲ 페스티벌 SP 포스터 ⒸLim-AMC


제작 공연으로 축제의 의미를 강화하는 페스티벌 SP

 공연예술이 축제의 형태로 관객을 만나는 일이 잦다. 그런데 대다수의 축제는 기존 작품을 검토하고, 끌어와 축제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있다. 이렇게 축제가 구성되면 좋은 공연을 이것저것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취합’만으로 이루어진 축제가 조금 허전하다는 느낌도 든다. 페스티벌 SP는 이러한 구성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포기하고, 과감히 제작 공연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올댓춤>과 <실크로드 블루스> 모두 오직 페스티벌 SP를 위해 창작된 작품이다. 따라서 축제 준비 단계에서도 기획자들만 움직이지 않고, 창작자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제작회의를 했다. 많은 사람이 마음을 모아 공들인 축제다.

 

작품 제작회의 모습

▲ 작품 제작회의 모습 ⒸLim-AMC

 

공연 연습 장면

 ▲ 공연 연습 장면 ⒸLim-AMC


페스티벌 SP 폐막작 <실크로드 블루스>

 폐막작 <실크로드 블루스>는 끊임없이 분열하고 충돌하는 세계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를 극복하고 화합으로 나아가자는 긍정적 가능성을 그려냈다. 서쪽 세계와 동쪽 세계가 실크로드에서 만나 우위에 서기 위한 싸움을 하고, 결국 소통과 화합을 이루어낸다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의 이야기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미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실크로드 블루스>에서 실크로드는 물질적 교환만 일어났던 장소가 아니다. 재화의 교환과 함께 이야기의 교환, 문화 교류가 이루어졌던 장소로, 더 넓은 의미로 해석된다.

 주최 측에서는 폐막작 <실크로드 블루스>에 관해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영역 싸움과 종교 분쟁. 그 해답을 새로운 의미의 실크로드(정신적 교류가 있는, 유통과 소통이 합쳐진 길)에서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크로드 블루스 /> 공연 현장

▲ <실크로드 블루스> 공연 현장 Ⓒ한채현


다양한 예술을 한 무대에서

 페스티벌 SP가 내세운 융복합 공연인 만큼, <실크로드 블루스>는 작품 안에서 다양한 예술 장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언어가 없이 춤만 존재하는 순간에 익숙해질 무렵 갑자기 배우의 대사와 노래가 흘러나왔고, 무대의 삼면(객석에서 바라볼 때 정면과 양 측면)에는 영상을 쏘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무대 앞쪽에는 모래판이 설치되어, 배우들이 그 모래를 쓸어 올릴 때마다 관객이 간접적으로 촉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음악은 녹음 파일이 아닌 생음악으로 연주되었으며, 장르는 생음악으로 들을 때 그 매력이 극대화되는 재즈였다. 공연 중간에 한국 무용가가 등장해 북을 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때에도 기타와 피아노가 함께 연주되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서양 악기와 국악기지만, 재즈의 ‘즉흥성’과 우리 음악의 ‘흥’이 잘 어우러져 무대를 한층 더 뜨겁게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인도에서 온 카탁 예술가 티와리 디렌드라와 한국 무용가가 함께 춤췄는데, 서로 다른 국가에서 형성된 다른 춤이 같은 리듬에 실려 어색하지 않았다.

 

<실크로드 블루스 /> 공연 모습

 ▲ <실크로드 블루스> 공연 모습 ⒸLim-AMC

 

오른쪽 앞 무용수가 인도에서 온 티와리 디렌드라다.

▲ 오른쪽 앞 무용수가 인도에서 온 티와리 디렌드라다. ⒸLim-AMC


실크로드 페스티벌, 화합의 문을 열다

 그러나 이 모든 예술 장르가 완전히 한 작품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기는 쉽지 않았다. 표면에 드러나는 내용과 작품이 내재한 의미가 조금 더 긴밀하게 연결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다양한 예술이 한 무대에 나열되는 것을 넘어 진정 하나로 묶이는 접점은 없는 것일까 하는 물음표가 남았다.

 융합을 꿈꾸는 춤, 음악, 연극, 시각예술의 완벽한 조화가 어려웠듯 여전히 공존과 화합은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생각의 파편이 모여 의견을 만들고 그 의견에 점점 힘이 실려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완전한 것은 없다.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존재하고, 변화에는 단계가 필요한 것. 경주와 서울에서 열린 실크로드 페스티벌은 공존과 화합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문화를 만나보는 것, 그 다양성을 인정하고 함께 나누는 것은 화합의 발판을 마련하는 긍정적 시도다.

 

문화체육관광부 한채현 대학생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이론과 sparkling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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