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경복궁 장고가 다시 열리다! 경복궁 궁중 음식 특강 및 어육장 담그기 시연
게시일
201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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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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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2012년 4월, 경복궁 장고가 다시 열리다! 경복궁 궁중 음식 특강 및 어육장 담그기 시연



600년 조선왕조의 깊은 맛이 비밀을 품고 있는 경복궁 장고. 지난해 9월 처음 개방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경복궁 장고가 4월 1일 다시 개방되었다. 경복궁 장고 개방을 맞아 서울문화유산연구원에서는 4월 15일 일요일 ‘궁중 음식 특강 및 궁중 장 담그기 시연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경복궁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은 함화당과 장고를 찾아 우리의 전통 궁중 음식을 접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록으로 살펴보는 궁중 음식


궁중 음식 특강

 

궁중 음식 특강은 ‘기록으로 살펴보는 궁중 음식’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보유자인 정길자 씨가 강연자로 나섰다. 특강은 참가자 40명과 함께 진행되었는데 참가자는 서울문화유산연구원에서 인터넷으로 선착순 신청을 통해 선발되었다. 정길자 씨는 40명의 특강 참가자들에게 활기찬 인사를 건네며 강연을 시작했다. 인기 있는 사극 드라마를 예시로 들며 시작된 강연은 단란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조선 왕조 궁중 음식’은 1971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되었다. 정길자 씨는 한희순 조선 마지막 주방 상궁의 가르침을 이어받았다. 강연은 전통 음식의 정의와 분류, 궁중 음식의 배경과 관련 관청, 궁중의 조리인, 전통 음식의 상차림에 대해 진행되었다. 전통 음식이란 1세기 이전부터 일상생활, 궁중 의식, 통과 의례, 세시 풍속 등으로 전승되어 온 음식으로서 현존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 음식에는 궁중 음식, 가전 음식, 시·절식, 향토 음식, 사찰 음식 등이 있다. 왕권 중심의 문화였던 우리나라 음식 문화의 결정체는 ‘궁중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궁중 음식은 각 고을에서 들어오는 진상품으로 조리 기술이 뛰어난 주방 상궁과 대령숙수들의 손에 의해 최고의 솜씨로 다듬어져 전승됐다. 궁중의 잔치에는 반가의 양반들이 참가하여, 궁중 음식은 반가 음식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쳤다.




 

※ 생소한 궁중 음식 관련 용어

· 주방상궁 : 조리 경험이 30년 이상이나 되는 전문 조리인을 말한다.

· 대령숙수 : 남자 전문 요리사로서, 궁중의 잔치인 진연이나 진찬 때 음식을 만든다.

· 반가 음식 : 권세 있는 양반가나 중인들의 상차림으로서, 집안의 가풍을 지키면서 내려온 음식을 말한다.

 


 


강연에서는 궁중 음식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우리의 전통적인 반상 차림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반상은 밥상을 이르는 말로 밥을 주식으로 하며 밥을 먹기 위한 찬을 부식으로 구성한 차림이다. 정길자 씨는 ‘한국인의 가장 전통적인 음식은 반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밥을 주로 먹기 때문이다.’라고 하며 반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상에 대한 강연에서는 한국 음식의 명명법과 밥상 차림의 배치에 대해 다루었다. 한국 음식의 이름은 조리법 앞에 주재료를 붙이면 된다. 예를 들면 ‘갈비탕’이 있다. 반상 차림의 배치에서는 국물이 많은 순으로 오른쪽에 놓는 것이 중요하다. 밥을 깨끗하게 먹기 위한 조상의 지혜가 반영된 배치이다. 정길자 씨는 강연 중 이와 같이 음식에 관련된 선조의 지혜를 거듭 언급하며 한국 전통 음식에 대해 극찬했다.


기록으로 살펴보는 궁중 음식

강연이 진행되는 1시간 동안 참석자들은 모두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그 중 특히 열심히 강연을 들었던 손호건 씨(20, 외식경영학과)는 ‘원래 왕과 왕실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직접 인터넷을 통해 이번 강연에 대한 정보를 찾고, 신청하게 되었다. 강연은 매우 유익했고 재미있었다. 외식경영이라는 나의 과에 접목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한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하며 강연 소감을 밝혔다.




 

전통 음식에 관한 진실과 거짓


Q. 오래된 간장은 모두 훌륭하고 좋은 간장이다?

아니다. 간장은 오래 묵히면 오히려 짠맛이 약해진다. 간장 항아리에 소금이 다 붙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간장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다시마, 검정콩 불린 것, 조청 등을 넣어 맛을 잘 조절해야 한다.


Q. 수라를 올리는 상의 색은 갈색이다?

대부분의 상은 갈색이지만, 수라를 올리는 상의 색은 붉은색이다. 붉은색은 ‘양’의 기운을 대표하는 색이기 때문에 임금께 올리는 상은 붉은색을 사용했다.


Q. ‘공깃밥’은 원래 밥그릇을 뜻한다?

아니다. ‘공기’는 원래 ‘빈 그릇’이라는 뜻으로, 죽을 먹을 때 덜어 먹는 용도로 많이 쓰였다. 현재 ‘공깃밥’이라는 용어가 주로 쓰이게 된 이유는 식당에서 밥그릇으로 주로 공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공기는 다른 그릇에 비해 쌓아놓고 사용하기 편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육장 담그기 시연


경복궁 장고

 

특강이 끝난 후 함화당 옆에 위치한 장고에서는 어육장 명인 권기옥 씨의 어육장 담그기 시연 행사가 진행되었다. 시연자 권기옥씨는 어육장 제조가공 부문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7호로 인정받았다. 어육장이란, 예로부터 궁중에서 사용된 장을 말하는데, 이는 다시 어육간장과 어육된장으로 나뉜다. 어육간장과 어육된장은 큰 독을 짚으로 싸서 땅속에 묻고 고기와 흰 살 생선을 말려 손질해서 만든다. 항아리 안에 메주와 생선을 켜켜이 넣고 소금물을 부어 장을 담가 밀봉한 뒤 1년을 땅속에서 발효시켜야 어육장이 만들어진다.

‘규합총서’에서는 어육장에 대하여 ‘그 맛이 아름답기 그지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어육장의 제조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소고기, 닭 등 고기를 세척하고 손질한다. 이때에 도미, 가자미, 병어, 민어, 조기 등 각종 생선도 함께 세척하고 손질하도록 한다. 이 단계가 끝나면 항아리를 땅에 묻고 소금물을 풀어야 한다. 그다음 어육의 겉을 말린다. 어육의 겉이 너무 바삭하지 않을 때가 되면 메주와 함께 항아리에 담고 밀봉한다. 이대로 땅 속에서 1년 동안 발효 과정을 거치면 개봉하여 된장과 간장으로 분리한다. 그 이후 계속해서 숙성시키면 어육장이 완성된다.


어육장 시연 행사

 

어육장 시연 행사에는 매우 많은 관람객이 참가했다. 특히 이 날 시연 행사에는 연예인 강부자씨도 참가하였다. 강부자씨는 권기옥 씨에 장 담그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른 관람객들도 시연자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시연 행사는 시연자와 관람객이 어육장뿐만 아니라, ‘장’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할 수 있었던 알찬 기회가 되었다.




 

장을 담글 때 유용한 지식


1. 장을 담글 때 사용하는 소금물은 소금과 물의 비율을 1:4로 맞춘다.

2. 장에 넣는 생선은 말리지 않고 넣어도 된다. 단, 그럴 경우엔 생선이 젓갈처럼 되므로 보통은 생선을 말려서 넣는 것이 좋다.

3. 장에 넣는 소금물은 충분히 넣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장독 옆에 소금물이 있는 통을 두는 것이 도움된다. 뜨거운 햇볕에 물이 증발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소금물을 자주 보충해주어야 한다.

4. 장을 담글 때 항아리에 버선 모양의 한지를 매달아 놓는 이유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버선을 거꾸로 매달아 놓으면 벌레를 쫓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어육장 시연 행사


 

어육장 시연 행사에서는 작년에 담근 어육장을 직접 시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경복궁 장고를 찾은 관람객들이 무료로 어육장을 맛볼 수 있었다. 관람객은 권기옥 씨와의 질의 답변 시간과 시식 행사에 매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장고 개방과 관련된 행사는 5월과 9월에도 계속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 정윤석, 김일만 보유자의 전통옹기 제작 시연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장고 개방 마지막 달인 10월에는 궁중음식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강연을 계획하고 있다. 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경복궁 장고의 인기가 기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원소희 대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obod8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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