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08.29.
- 조회수
- 4257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그녀가 왔습니다.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선구자이자 어린이 오케스트라 교육 체계를 완성한 수잔 시먼!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한 그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화성과 부천 지역에서 시범수업을 열어 그녀의 교수법을 아낌없이 알려주었습니다. 특히, 부천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3일간 수잔 시먼과 함께 하며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기적의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꿈의 오케스트라 교수법 전수 워크숍 ‘이것이 엘 시스테마 교육이다.’
엘 시스테마는 가난과 범죄로 가득 찬 베네수엘라의 한 마을에서 시작한 음악교육사업입니다. 음악교육을 통해 마약과 폭력, 총기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아이들의 범죄 예방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며 협동·이해·질서 등의 가치를 알려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를 넘어 세계 각국의 사회 개혁 프로그램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잔 시먼은 엘 시스테마의 창단 멤버의 일원으로 엘 시스테마 교수법 개발자이자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총 8단계에 이르는 어린이 오케스트라 교육체계를 완성한 장본인입니다. 최근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 교수법과 그 이상의 열정을 중남미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전수하고 있는 등 엘 시스테마 교수법 전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수잔 시먼이 꿈의 오케스트라 참여 어린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이를 교육 강사가 참관하는 시범수업과, 교육 강사의 교육을 수잔 시먼이 참관하며 조언과 토론을 진행하는 클리닉 등으로 구성된 워크숍은 문화부의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화성과 부천 지역에서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엘 시스테마 교수법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워크숍에는 꿈의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인터넷 접수를 통해 선정된 아동 오케스트라 강사 및 관계자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꿈의 오케스트라
2008년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인 베네수엘라 아브레우 박사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2009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0년 출범한 ‘꿈의 오케스트라’는 음악교육을 통해 인성교육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엘 시스테마의 정신을 이어받아 시작했습니다. 소외아동청소년을 우선대상으로 지역의 문화재단, 전문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 간의 협력구조를 기반으로 지원하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사업인데요. 공동체적 성취를 이루는 오케스트라 교육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의 종합적 성장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꿈을 노래하는 사람들,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
지난 10일, 수잔 시먼이 부천 ‘놀라운 오케스트라’와 함께 워크숍을 하고 있는 부천 복사골 문화 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워크숍이 열리고 있는 공연장에 들어가자, 무대에는 수잔 시먼과 함께 바이올린, 첼로, 플롯, 클라리넷 등 각각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놀라운 오케스트라’단원 어린이들과 현장 강사가 수업 중이었습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을 주시하며 지도하는 그녀의 모습은 매우 열정적이었습니다. 특히, 육성으로 수업을 진행한 그녀의 목소리는 옆에 있는 마이크가 무색할 정도로 공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답니다.
수잔 시먼의 전수법 1. 음악은 즐기는 것!
“1번 자세” 의자에 기대어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아이들은 수잔 시먼의 말을 듣고는 차렷 자세를 취하였습니다. 곧이어 “0번 자세.”란 말이 나오자 아이들은 의자에 기대어 긴장을 풀었습니다. “5번 자세.” 그러자, 아이들은 차렷 자세 후 금방이라도 연주를 할 수 있게끔 자세를 취하였습니다. 이렇게 수잔 시먼은 쉬는 자세인 ‘0번 자세’부터 연주 준비 자세인 ‘5번 자세’까지 구간별로 번호를 붙여 아이들에게 쉽게 집중을 이끌어 냈습니다.
곧 이어 연주를 시작하는데요. 무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울려 퍼져야 할 공연장에는 쿵쾅쿵쾅 발굴임 소리만 가득합니다. 무대에서는 아이들이 발굴임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박자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악기와 발굴임 둘 다 잘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발굴임을 하자 악기 연주가 서툴러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음악은 잘 하더라도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 음악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수잔 시먼은 이 외에도 손으로 리듬을 치고 음정을 육성으로 따라 부르는 등 재미난 동작과 방법으로 아이들이 재밌게 오케스트라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덕분에 이날 아이들은 재밌게 수업을 했답니다.
수잔 시먼의 전수법 2. 때로는 엄격한 호랑이 선생님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던 수잔 시먼도 때로는 호랑이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호랑이 선생님 수잔 시먼은 오케스트라 입, 퇴장 연습 때 나왔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라고 말한 수잔 시먼은 아이들의 조그만 소리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조금이라도 떠들면 “누가 떠들어? 조용히 할 때까지 선생님은 수업 하지 않을 거예요.” 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이내 조용히 하며 다시 수업에 집중하였습니다.
합주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두 입장을 마치고 연주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한 아이가 자신의 자리를 비우고 화장실을 가네요. 수잔 시먼을 포함하여 단원 모두가 맥이 빠져 버렸습니다. 잠시 후 아이가 돌아오자, 수잔 시먼은 “여러분, 만약 연습이 아니라 실제로 연주회장이더라도 화장실 갈 거예요? 지금 관객석에는 여러분의 연주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화장실은 입장 전에 미리 갔다 오면서 조절해야 해요.” 라고 말하며 따끔하게 핀잔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핀잔을 주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요? 아니면 긴 수업 때문에 지친 아이들이 보기 안쓰러웠던 것일까요? 이내 수잔 시먼은 아이들에게 화장실을 갔다 오라고 쉬는 시간을 주었답니다.
수잔 시먼의 전수법 3.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친구 같은 선생님
때로는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신한 수잔 시먼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하기 전, 수잔 시먼은 “여러분, 지금 관객석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연주가 끝나면 여러분은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올 거야. 잘 할 수 있지?”라며 아이들을 격려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연주를 멋지게 해냈습니다. 그러자, 수잔 시먼은 누구보다도 크게 박수를 치며 “잘했어. 영화 한편처럼 멋지게 해냈어.” 라고 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워크숍 수업 마지막 일정으로 수잔 시먼의 지도 없이 3일간 배웠던 모든 것을 종합하여 입장, 연주, 퇴장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하는 ‘기적의 오케스트라’의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물론, 수잔 시먼의 지휘 아래에서 연주를 하였죠. 선생님의 지도가 없이 많은 것을 해야 하기에 아이들의 표정에 걱정이 한 가득입니다. 이 모습을 본 수잔 시먼은 아이들 한명 한명을 찾아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격려를 하였습니다. 모두가 입장하고 악장만 무대 뒤에 남은 상황, 수잔 시먼은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악장의 머리에 키스를 해주었고, 워크숍 첫날 악기소리도 제대로 못 내던 ‘기적의 오케스트라’는 이날 작은 음악회에서 모두가 놀랄만한 공연을 선보였답니다.
interview "많은 것을 배운 3일이었습니다.” 부천 ‘놀라운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교육 손영령 선생님
‘놀라운 오케스트라’가 워크숍 첫날에 악기 소리도 제대로 못 냈다고 들었어요. 특히 클라리넷이 심했다고 하던데, 아이들이 워크숍을 통해 많이 발전했나요? 저희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6월 20일에 출범했어요. 3~4주 정도 레슨을 받고 이번 워크숍에 참가했는데, 클라리넷뿐만 아니라 현악기를 연주하는 아이들도 보잉(활을 다루는 방법)정도만 할 줄 알았어요. 아이들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선 모두가 실력이 늘었어요. 그래도, 저희 클라리넷 아이들이 특히 열정적이었지요.(웃음)
그렇다면 워크숍을 통해 많이 배우셨어요? 예. 많이 배웠어요. 테크닉이 엄청 많으시더라고요. 아이들을 칭찬하는 방법과 집중시키는 방법, 또 리듬치기와 발 구르기를 동원해서 아이들이 재밌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웠어요.
오늘 수잔 시먼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인상 깊던 이야기가 있나요? “아이들은 항상 어느 곳에나 많은데, 좋은 선생님은 찾기 힘들다.”란 말이 인상 깊었어요. 이 말을 듣곤 저도 열정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강사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어요. |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수잔 시먼은 아이들을 포함해 현장에 참석한 강사와 함께 포토타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먼저 수잔 시먼과 사진을 찍으려고 티격태격할 정도로 그녀와 정이 든 모습이었답니다. 또한 강사들과의 포토타임에서 수잔 시먼은 “페이스북!”을 외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지요.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음악으로 모두가 하나 되는 자리였습니다.
끝으로, 수잔 시먼은 인터뷰를 통해 “여기에서 여러분들이 보았듯이 선생님을 포함하여 많은 어른들이 지지를 해주고 있다. 그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세계의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여러분 같은 어린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훌륭한 길을 갈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녀의 바램처럼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훗날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나아가 또 다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주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