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07.04.
- 조회수
- 4079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홍콩의 식신(食神)이 한국에 떴다. 세계적인 음식평론가 홍콩의 식신(食神) 차이란이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의 초청을 받아 4박5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 그는 중국단체관광객이 주로 찾는 중저가 음식점에서부터 고급한식음식점까지 약 10여 곳의 음식점의 맛을 보며 품평회를 가졌다. 그리고 마지막 일정으로 한식조리사, 한식음식점 경영인, 한식재단 등 유관기관 약 150명을 초청하여 한식강연을 펼쳤다. 이 날 강연은 한국관광공사가 질문한 ‘한식의 세계화’, ‘중국관광객을 위한 식단개발’이라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차이란의 답변과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식신(食神) 차이란은 누구인가?
차이란은 1941년 싱가포르에서 출생하여 60년대에는 영화제작자로 일하기도 했다. 80년대부터 여행·음식에 관련한 책을 100권 이상 출간하며 ‘식신(食神)’으로 불리며 미식에 관한 최고 권위자로 통한다. 현재 홍콩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레스토랑을 14곳을 운영 하고 있으며 한식 및 한식상품개발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식신(食神) 한국 그리고 한식에게 조언하다
한국관광공사는 강연에 앞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는 한식을 어떻게 세계화 할 것인가? 그리고 두 번째는 ’중국 관광객을 위한 식단개발. 차이란은 이 질문에 답을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식세계화? 할 필요 없어요.”
“이 두 가지 질문 모두 매우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선 ‘한식 세계화’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세계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60년의 전통을 가진 음식점에서 60년 동안 똑같은 맛을 유지해 온다면 그 음식은 더 나아질 필요가 없습니다. 6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똑같은 맛을 내는 그 솜씨에 그 음식점의 가치가 있는 것이죠. 이러한 음식점들은 오랜 기간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오신 엄마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음식점이 외국 관광객을 위해 음식 맛을 바꾸는 것은 엄마를 바꾸는 것과 같다고 생각을 해요.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에 적응을 하고 그들이 한국 고유의 음식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절대로 세계인의 입맛에 맞추어 우리의 음식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전통과 기초가 중요합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좀 더 새로운 것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 기반이 잘 다져져 있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잘다져진 기초 위에서 화려하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우리한테도 이런 건 다 있어, 전혀 신기하지 않아’ 라고 느끼는 그런 변화는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대표적인 요리인 ‘불고기’를 들 수 있습니다. 소고기의 힘줄을 제거하고 먹기 좋게 잘라서 요리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고기를 크게 썰어서 스테이크를 해서 먹지요. 이런 불고기는 어른들을 위한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불고기는 한국인들의 정성을 대변해주는 효도의 미덕을 잘 보여주는 전통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관광객을 위한 식단 개발’ 최우선 과제는 지나치게 저렴한 관광 상품을 없애는 것”
“지나치게 저렴한 관광 상품은 결국 관광객들에게 김치와 질이 좋지 않은 불고기만을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중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에는 먹을 만한 음식이 없다는 인식만 심어주게 될 것입니다. 관광 상품에는 기본적이고 합리적으로 필요한 비용이 포함되기 마련이고 이런 비용을 포함해야만 한국의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저가의 관광 상품을 판매했다고 해서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6,000원정도의 식단으로 질이 좋지 않은 불고기를 제공하기 보다는 관광객들이 직접 한국의 식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카트에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 앞에서 음식을 먹는 방법이나 만들어 먹는 방법을 설명하고 관광객들이 직접 해서 먹어보라고 권유하면 중국관광객들이 좋아하며 그 음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창의성을 발휘하여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도 이미 운영을 하고 있지만 문화센터와 같은 음식센터를 중국 본토에 운영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광저우나 상해 그리고 베이징 같은 곳에 불고기, 삼계탕, 장어, 해산물 요리 점 등 다양한 한국음식을 접해볼 수 있는 음식센터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한국음식을 접해보고 ‘나중에 한국에 가서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이런 음식센터가 잘 운영이 된다면 중국인들이 한국음식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고 한국관광과 한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식신(食神)과의 질의 응답
Q. 음식센터를 운영할 경우 음식의 품질 문제 그리고 업주들의 반대 등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저의 인생철학은 일단은 시도하라 입니다. 어떤 일을 시도한다면 성공확률은 반반입니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확률은 0%입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대만의 음식센터를 운영했을 때도 음식점 운영자들이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라는 불만을 제기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일단 임대로는 내지 말고 같이 열심히 해서 그 후에 임대료를 내자. 잘되면 그 때 내고 안 되면 나가라 대신 음식점 인테리어는 당신들이 해라” 이렇게 하니 모두가 몰려왔었죠. 품질의 문제는 결국 경쟁력이 없는 음식점은 도태되기 마련이니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것입니다.
Q.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시고 있고 많은 음식점을 둘러보아 성공에 대한 기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음식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언을 해주세요.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지요. 식당을 하는 것은 많은 논리를 필요로 합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손님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영화를 제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일단은 주인공과 스타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용, 안젤리나 졸리 등 영화에서 주연배우들이 중요한 것을 알 고 있습니다. 식당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이 있어야 하고 스타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식당에 가면 그 요리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합니다. 따라서 음식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Q. 한국의 서비스 수준은 어떤 수준인가요? 제가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봤지만 평균 이상입니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부족하지 않은 지금의 가장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중국에서 너무 극진한 서비스를 하는 음식점을 방문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음식점의 여자 종업원들은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접대를 했는데 옷이 민소매였어요. 그 종업원들이 음식을 접시에 담아 하나씩 하나씩 정성스럽게 상을 차리고 있었는데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암내가 너무 심한 것이에요. 서비스라는 것은 상황에 맞게 조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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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문구가 사실이라는 것을 이번 강연회를 통해 증명해주었다. 세계화, 글로벌이라는 이름아래 가장 한국적인 것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전통과 기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차이란. 식신(食神)의 칭호는 괜히 붙은 것은 아니었다. 작년 외국 관광객 수가 약 870만 명이라고 한다. 관광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과 쇼핑 그리고 그 나라의 문화체험이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가 외국인 관광객 천만 명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식문화의 발전이 아닐까? 특히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다양한 연구와 시도로 한국 그리고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면 관광대국 한국의 모습이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