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05.12.
- 조회수
- 3840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지난 5월 6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님과 이 시대 파워블로거들이 홍대 근처에서 작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블로거들을 장관님이 직접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함이었는데요. 이 날 모인 블로거들은 관광/스포츠/맛집/저작권/음악/웹툰/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멋진 분들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하는 파워블로거를 위하여!” 장관님의 기운 넘치는 멘트를 시작으로 간담회가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자신의 닉네임과 관심사를 소개한 블로거들은 음식이 나오기도 전 장관님을 향해 다양한 질문을 늘어놓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제 SNS와 블로그가 ‘미디어의 왕’이 아닐까요?
“평소에도 블로그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라는 파워블로거의 질문에 대한 장관님의 화통한 대답이었습니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 대화가 오고 갔는데요.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소신 있는 주관을 갖고 있는 블로거들은 장관님에게 현 문화정책에 대한 궁금증이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대화를 이끌었고, 장관님은 틈틈이 메모도 하고 공감도 하시며 알찬 시간이 이어졌지요. 이 날 있었던 장관님과 블로거들의 몇 가지 대화를 살짝 공개해봅니다.
먼저 배낭여행 다니기를 좋아한다는 블로거 ‘바람처럼’님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 한국’을 알리기 위해선 기본적인 시설부터 배려가 필요
Q. 전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자유여행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곳 저 곳을 다녀보면 느끼는 거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자유여행객들을 위한 제도적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시설에도 이정표나 관광안내도가 많이 부족하고 생각보다 영문표기도 미비합니다.요즘에는 점점 많이 갖춰지고 있는 추세지만 가까운 광역시만 내려가 봐도 지도나 안내도도 거의 구비되어있지 않고 영문표기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단순히 축제를 많이 열고 이벤트를 많이 기획하는 것이 여행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시설부터 배려의 시작이 필요하다고 느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또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안동, 경주같은 좋은 관광지가 많은데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명동에서 쇼핑하는 것을 전부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이 안타깝습니다. 관광지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과 오기 쉽게 만드는 기초적인 시설 확충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나씩 갖추고 정비하는 과정, 우리는 조금씩 변화하는 중!
A. 중요한 얘기입니다. 그래도 이제 서울에는 영어를 비롯한 일본어나 중국어 등의 관광안내표지가 웬만큼 많이 갖추어져 가고 있지요.그만큼 서울은 영어권,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는 얘기일겁니다. 다만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면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 않으니 여태까지는 ‘해놓아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온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관광사업’이라는 것의 필요성만 느꼈고 실질적으로 관광객들이 와야 하는데 오질 않으니 크게 의미가 없다고 여긴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많은 이들이 한국을 궁금히 여기고 많이 방문합니다. 이제부터가 막 관광사업의 시작인 셈이지요. 하지만 ‘바람처럼’님 말대로 아직까지는 이들이‘서울’만 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방에서는 각각의 지자체들이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 자기 지역을 알리려고 축제나 이벤트를 기획합니다. 이벤트를 통해 우선 지역의 이름을 알리고 방문객들을 유치하기 위함이죠. 그런데 그것을 너도나도 다 똑같이 차별화를 두지 않고 우선 개최부터 하려고 하다보니 지자체별로 축제는 많이 있는데 전국적인 축제 혹은 세계적인 축제가 전무하다시피 한 게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요. 함평의 나비축제라던가 보령의 머드축제, 가평의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등 몇 개의 국내 페스티벌들이 이제 자리를 잡고 외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하는 추세입니다.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아시아권에서 규모 있는 축제고 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방문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간판도 바뀌고 기본적인 이정시설도 갖춰지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바람처럼’ 님이 자유롭게 여행을 많이 다니는 입장에서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 않을 곳을 찾아다니다보니 이런 점을 조금 더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고 좋은 의견이지요.
우리나라는 굉장히 빠른 기간에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발전했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급속도로 이뤄냈지요. 지금이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정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뒤떨어진 부분들이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빠르게 더 나아지고 변화해갈 것입니다. 화장실 문화만 생각해봐도 몇 년 전만 해도 관광객들이 가장 꺼려하는 곳이 한국의 화장실이었는데, 이제는 해외에서 우리의 화장실 문화를 벤치마킹 하러 올 정도로 변화하고 발전했지요.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한국을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역시 짧은 기간 안에 빠르게 변화하고 더 발전할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그런 관점에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단위별 간판사업과 이정표사업에 예술적인 것들을 보태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답니다.
Q. 여행하면서 불편 했던 것 중 하나가 버스에서 내리면 안내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울릉도를 방문했을 땐 친구가 안내소보다 오히려 다방을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그 곳 직원들이 더 현지에 대해 잘 알지 않겠냐고 말할 정도로 제도적인 기반이 잡혀있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A. 요즘에는 배낭여행이나 홀로 여행객들이 점점 많아지고 구석구석 스토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문제점이 제기되고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미국에 있으면서 정말 감명 깊었던 곳 중 하나가 안내소였습니다. 차를 몰고 여행을 하다 길을 잃어버려서 안내소에 갔더니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앉아서 지도를 꺼내주더니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주면서 걸리는 시간부터 중간에 있는 맛 집과 방문해보면 좋은 박물관까지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주었지요. 더 놀라운 것은 그 분들이 다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친절한 얼굴로 길도 안내하고 지도도 주고. ‘그런 혜택을 받은 관광객이 그 나라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안가질 수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1년 후 국회의원을 하기 전 한국으로 돌아와서 내가 사는 양평에서 비슷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양평에는 주말마다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양평으로 들어오는 입구 휴게소에 직접 안내소를 만들어 놓고 지인들과 돌아가며 그 곳에 가서 자원봉사 안내를 해보잔 시도였지요.결국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일단 안내소에 나가 앉아 있으려면 그만큼 알아야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공부가 부족한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누군가 물어왔는데 오히려 제대로 답해주지 못하면 안하느니만 못한 것이었지요. 당시는 자원봉사에 대한 개념도 생소하여 사람들의 협조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죠.
정착되어가는 봉사문화, 선진국으로의 발돋움
그게 벌써 11년 전입니다. 그런데 오늘 점심 때 만난 성당의 주교님이 말씀하시길 성당에서 치료상담교육을 하는데 퇴직하시는 분들이 줄을 서신다고 합니다. 봉사하기 위해서요. 이전에는 봉사하는데 체면 같은 문제를 따졌다면 요즘에는 ‘돈은 안줘도 좋으니 의미 있게 일할 수 있는 꺼리를 달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요.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만 가도 자원봉사자들이 몇백 명은 되고, 6년째 계속 최우수상을 받고 있는 인천공항은 이번에 자원 봉사자와 미화원들에게 포상훈장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의식들이 하나하나 변하고 확산이 되어가며 우리도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블로거들의 다양한 질문과 장관님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답변으로 대화가 흥미롭게 흘러가면서 이번에는 미디어 전문 블로거 ‘그만’님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저작권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셜창작자’들의 창작욕구를 높여주세요!
Q.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오늘 날 ‘소셜 창작자’ 라고 일컫는 새로운 창작자 그룹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와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창작자들이 기존의 저작권법으로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대형 포털에 있는 블로거들은 일명 ‘펌질’, 도용을 당하여도 자신의 창작물이란 증명을 하기 위한 방법이 너무 어렵습니다. 저작권법의 공백상태에 놓여있는 것이지요. 이러다보니 ‘소셜 창작자’들에겐 곤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현재 정부의 저작권정책은 눈에 보이는 기성의 저작권 창작자들만 보호해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어가는 상황이라면 이런 ‘소셜 창작자’들의 창작 욕구를 높이고 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정부에서 이런 부분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거나 포털들이 남용하고 있는 블로거들을 도와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면 좋겠습니다.
SNS가 점점 자리를 잡혀간다는 반증, 소셜창작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A. 지금까지는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저작권 여부를 생각하기 보다는 '많이 퍼가라' 는 주의이지 않았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의 SNS가 많은 사람들이 보고 퍼가서 활용되고 재창조되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면, 지금 같은 문제점 제기는 이제 SNS가 점점 자리를 잡혀가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는 무궁무진한 소셜 컨텐츠들은 단문이고 짧은 것 같지만 이것들은 앞으로 모든 마케팅이나 창작활동에 있어서 엄청난 자원이 될 것’이라고.이 것을 누가 어떻게 긁어모아서 네트워킹하여 어떻게 검색하는 기술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그 시점의 트렌드를 체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 것을 빨리 개발하는 사람이 뉴미디어 시대에서도 승자가 될 것이고 비즈니스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관점에서의 ‘저작권’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군요.
소셜적인 배포는 창작자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창작자의 동의가 없는 상업적인 배포는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영역이지요.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라는데 동의하고 ‘어떻게 하면 소셜 창작자들이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보호와 이뤄질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보다 수월하게 이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등록할 수 있을까’ 하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해보겠습니다.이제 SNS가 여론을 주도하고 다양한 컨텐츠를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고민해보아야 하고 또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연예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종범씨는 한류문화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한류콘텐츠를 담은 한국어 교재가 있으면 좋겠어요.
Q. 중국에서 1년 반 동안 한국어 강사를 하며 중국 학생들이 한국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한류 문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중국인들의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지는데 사실 중국 국토에서는 한국어에 관한 지원이나 인프라가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교재 자체가 재미없는 것들도 많아 한국어 교재를 선정하는데도 애를 많이 먹었고요. 중국 대학생들에게 ‘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가’ 물어보니 방송연예 드라마를 보고 관심을 가진 친구들이 거의 99퍼센트였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씩 <1박2일> 이나 <무한도전>같은 한국 프로그램을 틀어주고 자막을 익히며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굉장히 효과가 좋았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재미있는 한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교재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A. 그러한 문제들로 요즘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해외문화원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일곱 군데 밖에 없던 해외문화원은 이제 11개가 되었고 올해 안에 세 곳이 더 문을 열 예정이지요.새롭게 만들어진 ‘세종학당’에서는 한국어 학습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교재와 교습법을 개발하고, 강의실 관련 기본적인 방침도 마련해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려 하고 있습니다. 그 곳 교재개발팀에 한류영상물을 활용한 교재를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겠습니다. 현재도 이런 정비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중이고, 며칠 전에도 교육부 장관을 만나 이런 문제에 관해 여러 가지 기준과 원칙에 대한 합의를 보았습니다. 앞으로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여러분들의 좋은 의견과 아이디어 참 고맙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토론과 아이디어 제안이 이어진 시간이었습니다. 적극적인 개선책에 대한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루어졌고요.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홍대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으로 이동해 인디밴드의 공연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 체육 분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장관님과 블로거들의 참으로 멋진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