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저/역자
이억배 글, 그림
출판사
사계절
출판일
2010.06.25
총페이지
30쪽
추천자
서정숙, 이금이(그림책 평론가, 아동문학가)

도서안내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3년간의 한국 전쟁! 1953년에 휴전을 표시하는 군사분계선이 그어졌고, 그 선을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 각각 2km 뒤로 물러난 자리에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이 세워졌다. 두 철책선 사이 4km 구간인 ‘비무장지대’가 생긴지 57년 만에 이를 담은 그림책이 나왔다. 이 그림책은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작가와 출판사가 함께 기획한 ‘평화그림책’ 중 한 권인데, 작가 이억배는 따뜻하고 정겨운 그림에 통일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 그림책은 계절별 동식물의 모습, 군인들의 모습,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반복해서 병치시킨다. 이런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뚜렷하게 구분된 세 가지 정서를 다면적으로 느끼게 하여 작가의 통일 염원에 공감하게 한다. 봄의 경우를 예로 들면, 파릇파릇한 새싹이나 백령도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점박이물범은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반면, 비무장지대의 철조망 바로 너머에서 허물어진 진지를 다시 쌓고 녹슨 철조망을 수리하는 군인들은 긴장감을 부여한다. 이와 동시에, 굽은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층계 저 멀리 보이는 전망대를 막 오르려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은 슬픔의 정서를 끌어올린다. 비무장지대 동식물들의 자유로움, 끝나지 않은 전쟁에 대한 군인들의 경계심, 할아버지의 고향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 이 세 가지의 모티브가 계절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므로 안타까움은 점점 더 커져간다. 그러다 이런 장면 구성이 크게 바뀌면서 대반전이 일어난다. 자물통으로 굳게 닫혀있던 철문은 책장이 양쪽으로 펼쳐지면서 활짝 열린다. 매 계절마다 층계를 힘겹게 올라 고향 땅을 눈으로만 보던 할아버지는 드디어 손자의 손을 잡고 그 땅을 밟는다. 그곳에서 손녀의 손을 잡은 또 다른 실향민 할아버지와 하나 되어 얼싸안는다. 이 그림책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인 한국전쟁이나 비무장지대, 그리고 통일 문제에 대해 어린이들과 무릎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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