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른다

너는 모른다

저/역자
정이현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09.12.10
총페이지
487쪽
추천자
신경숙(작가)

도서안내

정이현은 『낭만적 사랑과 사회』 라는 단편소설로 2002년도에 등단했다. 아직 작가생활 10년이 되지 않은 젊은 작가지만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녀의 전작들로는 『낭만적 사랑과 사회』, 『달콤한 나의 도시』, 『오늘의 거짓말』 등이 있는데 이 작품들을 통해 정이현은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풍속도를 그려냈다. 정이현의 여성 주인공들은 기존의 문학 텍스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로 잰 듯하고 얄미울 만큼의 타산적인 내면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먼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소설은 현실을 절대적으로 딛고 서 있는 산물이기에 그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현대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기도 해서 공감과 주목 또한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너는 모른다』는 정이현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데 그녀의 전작들과는 다른 선상에 놓여 있는 작품이다. 경쾌하고 아포리언적인 느낌이 줄어든 대신 삶에 대한 성찰이 깊이 있게 담겨져 있다. 추리소설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계속 뒤가 궁금해서 읽히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가족소설이지만 누구 한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오월의 어느 일요일 한강변에 남자 시체 한 구가 떠오르고 과연 그가 누구냐! 하는 질문을 가지고 출발한 소설은 통속적인 기대를 저버리고 곧장 가족 이야기로 진입한다. 외부에서 보기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며 오히려 잘 살고 있는 듯이 여겨지는 중산층 가정 내의 가족 구성원들이 제각각 자신의 삶을 한 장씩 내보이며 소설은 진행된다. 서로 모르고 있던 삶들이 묵직한 성찰 속에서 베일을 벗으며 드러난다. 재미있는 것은 이야기가 진행되어 갈수록 그 가족들이 맺고 있는 황폐한 관계 속의 상실감과 아물 길 없어 보이는 상처들을 독자들은 점차 알게 되지만 그 가족들은 서로를 더더욱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타인이라면 그렇다면 좋겠다’라는 실토처럼 이 소설 속의 가족 구성원들은 기존의 가족 소설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이어 나가고자 하는 유대감 너머의 고독하고 위로받을 수 없는 개별자로서의 얼룩진 삶과 마주친다. 결국 『너는 모른다』라는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이 찾아가는 것은 한강변에 떠오른 시체의 주인공이 누구냐? 가 아니라 타인에게 오히려 관대한 이 현대의 삶 속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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