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저/역자
신정일
출판사
루이앤휴잇
출판일
2015.04.24.
총페이지
344쪽
추천자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도서안내

일생에서 가장 큰 슬픔은 어느 때일까? 특히 나라가 망했을 때 느끼는 ‘이성적’인 절통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복받치는 ‘감성적’인 애통함이 폐부를 찌르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일까? 이 책은 먼저 이승을 떠난 피붙이나 지인을 그리는 슬픔의 절규를 피눈물로 먹을 갈아 글로 남긴 조선시대 선비들의 절절한 마음을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공을 초월해 생생하게 전해준다. 유배지에서 막내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눈물 흘리며 떨리는 손으로 붓을 잡은 정약용(丁若鏞)의 추도문에서부터 아내를 잃고 생전의 모습을 회상하며 애절하게 읊은 심노숭(沈魯崇)의 제문에 이르기까지, 자식이나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에 겨워 적어 내려간 22편의 글은 읽는 이의 가슴에 가감 없이 전해온다. 또한 오라버니의 부고에 하늘을 원망하며 눈물범벅으로 지은 임윤지당(任允摯堂)의 제문에서부터 벗을 잃은 애통함에 눈물로 적은 홍대용(洪大容)의 애사(哀辭)에 이르기까지, 형제나 벗을 잃은 슬픔에 겨워 써 내려간 22편의 글은 독자들의 마음에 또 다른 층위의 슬픔을 전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평생토록 학업과 수신에 매달린 조선의 유교 선비들은 사사로운 감정의 표출을 억제하는 데 익숙한 지식인이자 일종의 수도자였다. 그렇지만 피붙이 자식과 아내, 형제와 누이, 그리고 벗과 스승을 잃은 처절한 심정만큼은 그들도 쉽게 억제할 수 없었다. 특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을 갑자기 잃은 심정은 극도로 슬프고 슬프다는 참척(慘慽)이라는 말로도 제대로 형언하기 힘든 참혹한 슬픔이었다. 여느 장삼이사라면 그런 슬픔의 감정을 그저 한탄의 눈물로 흘려보냈겠지만, 조선의 일부 선비와 여성은 그것을 단장(斷腸)의 글로 응축하여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후세에 남겼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글들을 선별하여 현대어로 수준 높게 번역해 제공함으로써,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옛 사람들과 시공을 초월해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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