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의 인문학

목수의 인문학

저/역자
임병희
출판사
비아북
출판일
2015.04.17.
총페이지
264쪽
추천자
이진남(강원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인문학자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을까? 그 일을 통해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호기심에 대한 답을 준다. 목수가 된 인문학자의 통찰력이 어디까지인지 볼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신화를 전공한 인문학 박사다. 그러나 강의 대신 망치와 대패를 잡았다. 이상하다고 말할 사람들에게 대답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뭐 그리 이상하냐고.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건들만 소비하는 현대인의 “당연한” 삶의 방식을 선택과 지불을 위한 클릭만 할 수 있는 무기력이라 표현한다. 이 책은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낫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목공을 즐기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인문학적 깨달음으로 공유하는 글이다. 저자는 춘재(春材)와 추재(秋材)의 차이와 조화에서 조급했던 어린 시절을 반성하고, 각도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각도를 제시하지는 않는 분도기에서 기술적(deive)인 것과 규정적(preive)인 것의 차이를 새삼 깨닫는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각도를 제멋대로 규정하고 자신의 그릇된 각도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 우리들의 어리석음과 아집을 꼬집는다. 맹자의 ‘자신을 미루어 타인을 헤아린다’는 추기급인(推己及人)에는 내 스스로의 기준이 바로 서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각자를 통해 깨닫는다. 흐르는 물이 구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듯이 샌딩 작업과 같은 고달픈 과정도 피할 수 없다는 점 또한 받아들인다. 저자는 자신의 기준으로 나무를 이해하여 가구를 만드는 것이 목공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혼자 있을 때 삼가지 않는 것을 경계하는 율곡의 자경문(自警文)과 같이 목공의 일에서 신독(愼獨)을 추구하는 과정을 조곤조곤 즐기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일에서 이렇게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을까? 미래에 저당 잡힌 현재를 찾지 못하고 목적을 위해 과정을 만들어내는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인문학 목수의 실천하는 진리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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