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치아: 정치, 예술 그리고 민중의 삶에 대한 보고서

루테치아: 정치, 예술 그리고 민중의 삶에 대한 보고서

저/역자
하인리히 하이네/김수용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5.03.31.
총페이지
532쪽
추천자
서병훈(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도서안내

우리는 독일의 하인리히 하이네를 서정시인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 억압을 비판하고 자유와 해방을 노래했다. 마르크스와 교류하며 그의 사상에 영향을 끼쳤다. 그 하이네가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1840년부터 1848년까지 독일신문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 차이퉁」 독자들을 위해 파리의 중요한 정치․사회적 사건과 문화 예술계 동향, 민중의 삶을 기사화해서 보냈다. 이 책은 그 글들을 모아서 엮은 것이다. 이 책이 ‘파리’라는 도시 속의 다양한 삶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네는 파리의 옛 라틴어 이름인 ‘루테치아’를 책 제목으로 삼았다. 이 책은 ‘파리’라는 하나의 거대한 종합적 현상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시각에서 묘사한다. 당시 유력 정치인인 티에르와 기조에 대한 인물평을 실감나게 들려주고 있고, 부르주아지 지배층의 추악한 실상을 가감 없이 고발한다. 생시몽주의자와 푸리에주의자들은 말만 무성해 조만간 공산주의자들에 흡수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한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똬리를 틀기 시작하는 19세기 중엽의 파리 사회에 대한 생생한 현장 기록이자 총체적 보고서이다. 하이네는 “그때는 아주 위험한 시기였고, 그래서 침묵은 절반의 배신”이라는 말로 시대상황을 요약한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가 대두하고, 특히 황금만능 사유방식이 만연하던 19세기 파리에 대한 풍자와 탄식, 소외되고 착취당하는 민중의 고통과 분노, 이로 인한 사회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이 책을 관통하는 큰 문제의식이다. 그래서 미래의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에 대한 하이네의 예언서로 불러도 무방하다. 하이네는 사회 정의의 이름으로 혁명의 필연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그는 이 혁명의 과격함과 폭력성까지 인정할 수는 없었다. ‘절대적 평등’의 기치 아래 획일성과 집단성을 강요하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시기심을 평등의식으로 포장한 채 뛰어난 개인들의 정신적인 힘을 무시하고 배척하면 급진주의자들이 꿈꾸는 그런 공화국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하이네의 경고는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인명과 지명만 바꾸면 우리 시대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부분도 있어 하이네의 고민이 더 무게 있게 다가오는 것이리라.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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