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배신

자연의 배신

저/역자
댄 리스킨/김정은
출판사
부키
출판일
2015.04.17.
총페이지
304쪽
추천자
이한음(과학 전문 저술 및 번역가)

도서안내

유기농 식품 등의 광고에 쓰이는 ‘자연’이라는 단어는 진짜 자연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 광고에는 방해했다고 붕붕거리며 달려드는 커다란 말벌도, 죽은 동물의 썩어가는 몸에 시꺼멓게 달라붙은 파리도, 숲에 들어가면 성가시게 달라붙는 모기도 없다. 그래도, 아니 그래서 우리는 광고에 묘사된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에 더욱 더 끌린다. 멋진 상상은 늘 달콤한 법이니까. 하지만 저자는 진짜 자연은 기회만 생기면 우리를 죽이려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연을 제대로 보라고 일깨운다. 왜곡된 시각에서 자연을 보면, 세균, 촌충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 진짜 자연은 침입자처럼 보인다. 그랬을 때 진짜 자연이 다가오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저자는 수많은 바닷새가 번식하는 섬에서 인간이 옮긴 쥐들이 닥치는 대로 어린 새들을 잡아먹는 광경을 묘사한다. 또 번식을 하기 위해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수거미, 말라리아 원충처럼 남에게 빌붙어 사는 게으른 생활방식을 택한 동물, 뜯기지 않기 위해 독한 화학물질을 만드는 식물, 남보다 보상을 적게 받았다고 질투하는 원숭이도 언급한다. 탐욕, 식욕, 색욕 등 인간이 스스로 악하다고 여기는 모습들을 자연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왜 굳이 혐오스러운 자연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그냥 환상 속에 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저자는 자연의 실상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생각에 잠긴다. 나는 자연의 모습대로 살아야 할까? 자연에 이기적이지 않은 동물은 없을까?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 아닐까? 그러다가 저자는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아버지의 사랑이 자연에서 진화했다고 해서 순수하지 못하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이 온갖 죄를 저지른다고 해도 인간은 그보다 더한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바로 오만이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과 다르다는 오만을 떨쳐내고서 자연을 살펴보기를 바란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자연의 배신"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