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우주를 보다

숲에서 우주를 보다

저/역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출판사
에이도스
출판일
2014.06.27.
총페이지
376쪽
추천자
이한음(과학전문 저술 및 번역가)

도서안내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나는 하나의 공간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조그만 이파리 위에/우주의 숨결이 스쳐가는 것을 보았다.” 해스컬의 책을 읽고 있자니, 문득 어릴 때 읽은 이어령의 책에 실렸던 한 대목이 떠올랐다. 그 시가 비약과 과장을 통해 관조 혹은 관찰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면, 이 책은 더 차분하게 오래 꾸준히 자연을 관찰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잔잔한 어조로 풀어낸다. 저자는 지름이 1미터 남짓한 원형의 공간을 1년 동안 관찰한다. 오래 전에 개간되었다가 버려져서 다시 숲으로 변한 넓은 땅 가운데 일부다. 저자는 이곳을 만다라라고 부른다. 티베트 승려들이 고운 모래를 뿌려서 그리는 만다라에 담긴 삼라만상이 이 작은 공간에도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겨울을 견디는 지의류를 보면서 장자의 우화를 떠올리기도 하고, 내려앉은 육각형의 눈송이를 보면서, 우주를 다각형으로 설명하고자 애쓴 천문학자 케플러를 생각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들리는 전기톱 소리에 자연은 우리에게 과연 어떻게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묻기도 하고, 관찰하다가 모기에 물리면서 복잡하기 그지없는 생물들의 연관관계에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 아름다운 반딧불이를 보면서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다가도 그 신비의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는 과학자의 태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다람쥐를 보면서 귀엽다는 것의 생물학적 의미를 따져보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의 매순간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자연을 더 깊이 알아가는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도 깨닫는다. “깨달으니 외롭다. 내가 숲과 무관한 존재라는 사실이 아프다.” 바쁜 현대 생활을 하는 이에게는 이런 관찰조차 사치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휴가 때 짬을 내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잊고 있던 경이와 깨달음을 새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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