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천국보다 낯선

저/역자
이장욱
출판사
민옴사
출판일
2013.12.13.
총페이지
276쪽
추천자
정이현(소설가)

도서안내

이 책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장욱의 새 장편이다. 소설은 일종의 로드 무비 형식을 띠고 있다. 정, 김, 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 명의 친구들이 한밤의 고속도로에 있다. 대학시절부터 공통으로 알고 있는 A가 갑작스럽게 죽었고 그들은 한 차를 타고 문상을 가는 것이다. 소설 전체는 총 열 두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지막 장을 제외한) 각장에서 등장인물 세 명이 번갈아 일인칭 시점으로 진술한다. 그들의 진술은 공통적으로 현재의 밤, 며칠 전 A가 만든 영화의 작은 시사회, 먼 대학 시절 등을 넘나든다. 그러나 함께 겪은 사건들에 대한 기억은 서로 어긋나고, 그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기억을 발화한다. A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 각각에게 그녀는 해독불가능한 문자였고 여름의 팽창하는 대기였고 비어 있어서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다. 모두가 그녀를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했지만 그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었고, 그것은 그들 각자가 자신의 생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아 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독자에게 특별한 독서 경험을 준다. 미묘하게 서걱거리며 진행되는 서사를 따라 가다 보면 돌연 이상한 느낌에 휩싸이게 되기 때문이다. 인물들을 태운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은 어느 순간부터 신호를 잡아내지 못하고 이미 라디오에서 방송된 교통사고가 뒤늦게 그들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에서, 독자는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을 믿어야 할지 급격히 혼란스러워 진다. 그 혼란스러움은 독자로 하여금, 역시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설 내부의 어떤 것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다. 3인칭으로 서술되는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한동안 멍한 충격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현재 한국문학의 낯선 최전방을, 그리고 미래를 탐험하는 일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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