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메인 페이지 가기

도서안내

그림책은 아름다워야 한다. 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예술적 감흥과 미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이미지와 조화로운 색감은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태도와 아름다운 언어와 관계 깊다. 미감이 몸에 밴 사람은 타인의 가여운 정황과 처지를 선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차선을 지켜 나란나란 달리는 자동차 행렬을 허물며 끼어들기를 할 수도 없다. 고요히 맑은 샘물을 어지럽히지 않고 즐길 수 있고, 어떤 집단이나 사회에서도 거칠고 무례한 언행으로 불쾌감을 퍼뜨릴 수 없다. 『바늘땀 세계여행』은 한 해 꼬박 공들인 수작업으로 태어난 아름다운 인문 그림책이다. 작가가 좋아하는 지구촌 이웃 열다섯 나라를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수놓은 그림과 단추 구슬 레이스 스팽글 비즈 등 혼합 재료에 의한 콜라주 작품으로 소개하고, 유익하고 유용한 지식 정보를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게 조곤조곤 풀어 썼다. 특히 각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를 새로운 감각으로 보여주는 점이 놀랍다. 세련된 이미지에 역사적 기원을 곁들임으로써, 지식정보의 차원을 넘어 미감이 뛰어난 인문 도서를 만나는 기쁨과 포만감을 한껏 즐기게 해준다. 책이란 모름지기 대대세세 서가에서 거듭거듭 꺼내어 읽히며 독자의 탄성에 의해 다른 독자에게 발견되고 소개되는 유기체라고 할 때, 작가가 구현한 인문세계를 두고두고 탐색하며 즐기는 독자의 소장 예술품이라고 할 때, 이 그림책은 애써 권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