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화가들

프루스트의 화가들

저/역자
유예진
출판사
현암사
출판일
2010.03.15
총페이지
349쪽
추천자
김춘미

도서안내

1922년 뽈 엘르가 그린 마르셀 프루스트를 본 적이 있다. 임종 직후 침상에 누워있는 그의 모습이 담겨있는 스케치를 보며 그렇게 여리고 화려한 감수성의 소유자가 비로소 편안하고 긴 잠을 잘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다 읽은 기억이 없다. 대강의 줄거리를 익힌 후, 7권의 각 권을 마치 그의 손을 잡고 걷듯이 들락날락했었다. 그렇게 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프루스트의 머릿속은 너무 많은 비유와 상상력으로 차있어서 어차피 그 비유와 서술을 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2008년 에릭 카펠리스가 펴낸 마르셀 프루스트가 이형식 역으로 편찬되었다. 젊은 시절 이해 못했던 마르셀 프루스트를 뒤늦게 다시 만나는 계기를 이 책이 마련해 주었다. 프루스트가 보고 있던 주변과 그림들이 고스란히 아름답게 편집되어 너무나도 행복한 독서를 맛보게 해주었던 것이다. 2008년의 『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매우 훌륭한 책이었는데 너무 잘 만들어서 책이 두껍고 비싸지는 바람에 추천을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유예진이 펴낸 『프루스트의 화가들』은 프루스트를 처음 만나도 낯설지 않게 안내를 잘 하면서 프루스트의 소설 내용과 필연적 관계에 있는 그림들 역시 엄선해서 넣었다. 아름다운 5월에 걸맞는 책이다. 혹시 여력이 있으신 독자는 2008년의 책과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좋으리란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지막 부분의 글귀가 문득 가슴에 들어와 앉는다. “오직 행복감만이 육체에 이로운데, 영혼의 힘을 증대시키는 것은 고통이다.” 프루스트는 그렇게 아름다운 음악과 그림을 남긴 베토벤과 늙은 램브란트의 황폐한 얼굴과 그들의 예술이 전하는 행복의 아이러니가 삶이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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