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의 역사

인종차별의 역사

저/역자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하정희
출판사
예지
출판일
2013.06.08
총페이지
383쪽
추천자
마인섭(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도서안내

유대인 집단학살의 실무책임자 루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예루살렘 특별재판을 지켜본 한나 아렌트는 놀랍게도 그가 매우 평범한 사람인 것을 보고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였다. 도대체 이 엽기적인 인종차별의 광란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인류가 저지른 인종차별의 참극은 헤아릴 수 없고, 기억과 기록을 넘어선 인종차별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인종’은 무엇이고 ‘인종차별’은 무엇인가? 철학자 들라캉파뉴는 인종은 전철에서 발을 밟은 ‘짐승 같은 놈’이거나 새치기를 하는 야만인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아종(亞種)으로 분류되는 하급인간이며, 인종차별은 그 특정 인종의 결함이 어떤 유전형질로부터 유래한다고 믿는 하나의 사이비 생물학적 사고방식이라고 한다. 인종차별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일까? 들라캉파뉴는 인종차별은 항상 존재해왔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인종차별의 담론과 행동의 기원은 고대그리스이며, 그 이후 사이비 과학 등에 의해 정당화된 정신착란으로 진화하였고, ‘우월적 인종’을 믿는 조악한 인종 우생학의 선구자들에 의해 깊어졌다는 것이다. ‘인종’은 생물학적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며, 따라서 인종차별은 비과학적 태도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믿음은 본성과 감정과도 무관한 ‘지적태도’이다. 왜냐하면 집단학살의 엽기적인 주역들 뿐 아니라 평범한 대중까지도 그것을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동조하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이 역사서를 넘어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성찰을 담은 책”이기를 바란다. 로르 아들러 프랑스 퀼튀르 방송국장의 추천사 중 한 문장이 강한 여운을 남긴다. “요컨대 새로운 범주인 하급 인간을 만들어 내고 이것을 근거로 인간을 가축화된 동물 종의 교환 가능하고 조작 가능한 표본으로 만들어버릴 때, 우리는 여전히 인간일 수 있을까?” 이미 다문화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종차별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진행의 문제이다. 이제 인종차별의 문제를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가해자로서 그리고 다시 그 역풍으로 되돌아 닥칠 피해자로서의 문제로 새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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