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저/역자
김진희
출판사
이봄
출판일
2013.05.02
총페이지
272쪽
추천자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도서안내

남자나 여자나 결혼하면 일상이 달라진다. 인생이 달라지는 쪽도 있다. 둘 중에서 더 큰 변화를 경험하는 쪽을 택하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남편보다는 아내일 것이다. 전업주부가 되면서 여자는 자기 이름을 말할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 누구의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몇 층 몇 호 아줌마로 사는 것이 굳이 자기 이름을 고집스레 내세우기보다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습관처럼 하루하루를 살다가 문득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 이름이 얼마나 낯설게 들리는지…. 과연 이름을 가지지 못한 자가 자기만의 시각으로 자기만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을 가지고 펼친 이 책은 놀랍게도 결혼한 여자들이라면, 아니 어쩔 수 없이 외부 경쟁사회의 섭리와는 다르게 삶을 꾸리고 있는 자라면 머리를 끄덕이며 공감할 그림과 글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생활형 문장에 있다. 생활형 문장이 풍기는 소박함으로 인해 홀로 자기 생각에 젖은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지나친 감수성의 상황들을 막아주는 셈이다. 예를 들면 지은이는 잠든 노모의 모습을 보며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서글픔을 느낀다. 그때 잠귀 밝은 노모가 갑작스레 눈을 뜨며 “지랄한다, 마” 하며 경상도 사투리로 분위기를 확 깨는 식이다. 결혼생활이 가져온 변화 속에서 지은이는 스스로 그 변화를 받아들일 때까지 묻고 또 묻는다. 충만한 행복을 느끼지만, 그래도 아직 여자로서 타인에게, 그것도 마음이 고결한 이로부터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아보고 싶은 환상도 있다. 마치 슈만의 아내 클라라 앞에 브람스가 나타났듯 말이다. 결혼한다고 갑자기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사회생활에서만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정생활에서도 하나하나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이 넘친다는 것을 이 책은 잔잔하게 일러준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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