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소금

저/역자
박범신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일
2013.04.15
총페이지
368쪽
추천자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도서안내

가족이란 무엇일까. 일본의 감독이자 영화배우인 기타노 다케시는 누군가 보고 있지 않으면 몰래 내다 버리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누군가 보고 있기에 차마 버리지는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바로 가족이라는 의미도 된다. 우리 인생에서 최후의 보루인 가족조차도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상으로 여전히 남아있는지 의심해 봐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박범신 작가가 등단 40주년에 펴낸 40번째 장편소설인 『소금』은 가족 때문에 가출하거나 가족을 위해 일하다가 죽은 아버지들을 위해 쓴 21세기판 ‘사부곡’이자 ‘제망부가’이다. 사모곡이나 제망매가처럼 어머니나 누이동생으로 대변되는 여성을 위해 쓴 소설이 아니라, 아버지나 남동생(아들)으로 대변되는 남성들을 위해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본주의의 “빨대” 혹은 “깔때기” 노릇을 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하지만, 단지 “통장”이나 “숙맥”, “그림자” 취급을 당하는 아버지들에 주목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치사한 굴욕’과 ‘쓴맛의 어둠’을 줄기차게 견뎌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들에게도 아버지들이 필요했음을, 아버지들도 보통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불렸던 ‘청춘’이자 ‘남자’였음을 뼈아프게 증언한다. 역할이나 책임만을 부여한 채 아무런 권리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효도가 비즈니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주의의 종합폭력세트와 같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아버지’들을 등장시켜 작가는 완전한 가족 혹은 정상 가족에 대한 환상이나 이데올로기를 문제 삼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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