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

저/역자
서영남
출판사
출판일
2010.03.31
총페이지
275쪽
추천자
손수호

도서안내

1930년대 미국에는 ‘환대의 집’이 있었다. 도로시 데이가 경제공황 와중에 뉴욕 동남부 지역에 문을 연 무료급식소이자 가난하고 병든 이의 안식처였다. 노숙인이나 실업자가 언제든 들러 밥 먹고 차 마시고 옷을 빨고 잠잘 수 있었다. 도로시는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감옥에 갇힌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었다.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농경공동체를 만들어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했다. 2000년대 한국에는 ‘민들레 국수집’이 있다. 지하철 동인천역 근처 화도고개 마루에는 곤궁에 처하거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문을 드리는 곳이다. 하느님이 보내주신 고귀한 분에게 식사와 쉼터를 제공한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자유롭다. 떠나거나, 머물거나, 떠났다가 다시 오거나. 그들이 홀로서기 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 사람은 아주 서서히 변하고 사랑은 오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 서영남은 이 책을 통해 ‘민들레 국수집’을 열게 된 사연과 민들레 가족의 우정을 담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이 독특한 운영 방침이다.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프로그램에 공모하거나 후원회를 조직하지 않으며, 부자들의 생색내기 돈은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오직 우리 이웃들의 자발적 나눔과 정성으로 식탁을 차려내고 민들레 가족을 보살핀다. 곤경한 사람을 돕는 데 이유는 없다. 봄이 되면 노랗게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정부나 부자, 후원회에 대한 독선적인 시각이 거슬리긴 하지만 이게 나눔의 본령인 게 어쩌겠나. 저자는 참사랑은 조건이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신앙을 강요하거나 일하라고 잔소리 하지 않는다. 봉사에 조건을 달면 봉사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봉사는 동정이 아니라 사랑이다. 동정 받는 사람은 시들고, 사랑 받는 사람은 생기를 머금는다. 사랑의 민들레는 선한 이웃들의 도움으로 쑥쑥 자라났다. 2008년 4월 1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민들레 꿈’을 열었고, 2009년 7월에는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를 차려 노숙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 2월에 세운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에서는 배곯고 소외된 어린이에게 무상 급식을 시작했다. 책의 또 다른 덕목은 낮은 목소리다. 가톨릭 수사(修士) 출신이라는 이력이 말해주듯 세상을 향한 저자의 겸손한 자세와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소유로부터의 자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기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투신. 사람들은 그에게서 이타행을 실천하는 성자의 모습을 본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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