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당한 몸

거부당한 몸

저/역자
수전 웬델/강진영 외
출판사
그린비
출판일
null.
총페이지
348쪽
추천자
박인철(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이 책은 ‘장애’라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철학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보기 드문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스스로 질병에 의한 장애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장애의 문제를 보다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전체적으로 매우 합리적인 논증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잔잔한 감동을 안겨다준다. 이 책은 ‘장애’와 ‘장애인’의 정의는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장애라는 개념이 의외로 모호하고 사회문화적인 맥락에 따라 가변적이며, 따라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또한 불분명함을 밝혀낸다. 이는 곧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은 확고한 것이 아니며, 비장애인은 항상 잠재적으로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완전히 이질적이고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로 이른바 ‘타자화’하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불완전하고 취약하며, 인간의 힘으로 몸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비장애인과 비교해 절대적인 약자나 무능력자가 아니라, 오히려 유한한 인간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이른바 ‘비정상적’인 타자로서가 아니라 단지 ‘차이’를 지닌 존재로만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통찰을 통해 저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주변문화로 내몰리고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온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들을 존중하고 여기에 가치를 부여해 이를 사회의 주류문화 속으로 편입시킴으로써 하나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룩하는 것이다. 이 책은 장애의 문제를 이처럼 인간의 몸에 대한 기본적 성찰을 바탕으로 -특히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사회, 정치, 문화의 문제로까지 확장해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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