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에 대하여

화에 대하여

저/역자
세네카/김경숙
출판사
사이
출판일
null.
총페이지
248쪽
추천자
박인철(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화’(분노)는 인간이 지닌 대표적인 감정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화는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지나친 화는 분명 안 좋은 것이지만, 교육과 정의실현 등의 목적을 위해 적절하게 통제된 화는 필요하고 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가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대체로 화에 대해 관대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화는 어떤 형태이건 절대적으로 나쁜 것이고, 따라서 인간은 이를 무조건 억제하고 완전히 제거해야 올바른 인간이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고대 로마시대의 한 철학자가 있다. 바로 네로황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이다. 대략 이천여 년 전에 쓰인 위의 책에서 그는, 화라는 것이 참된 인간의 본성과 일치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화라는 감정을 느끼고 이를 표출하는 것 자체가 건전한 인간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화가 지니는 흉포성과 해악을 구체적 역사적 실례를 통해 세밀히 밝히면서, 화는 인간의 삶을 위해 일절 도움이 되지 않음을 주장한다. 이러한 화의 제거를 통해 세네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스토아 철학자답게 마음의 평화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나만의 개인적인 만족에 그치지 않는다. 화의 제거 내지 극복은 바로 화를 내야 할 타인에 대한 관용과 용서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세네카는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어떠한 경우에라도 용서받을 자격이 있으며, 따라서 조금만 깊이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화를 내야 할 근원적인 이유 자체가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화는 이런 점에서 나의 ‘무지’와 ‘오만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비록 이천여 년 전에 쓰인 철학서이지만, 이러한 그의 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은 여전히 화로 인해 사회가 혼란스러운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자신에 대한 반성과 타인에 대한 관용의 정신을 통해 화의 제거를 강조하는 세네카의 생각을 우리가 충실히 따른다면, 풀기 어려워 보이는 사회의 문제점들 상당수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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