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외롭다

희망이 외롭다

저/역자
김승희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null.
총페이지
152쪽
추천자
김미현(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교수)

도서안내

시집을 온전히 향유하는 방법은 시집을 그냥 읽는 것이다. 시집은 소설책처럼 요약될 수도 없고, 실용서처럼 활용할 수도 없다. 그러니 시집에 대한 서평 또한 시들을 직접 많이 소개하는 것이 온당할 수 있다. 더구나 시집의 제목이 <희망이 외롭다>라면, 그리고 “모든 시의 제목은 이런 것이 아닐까?/나는 이렇게 위독하다……는”이라고 말하는 김승희 시인의 감각에서라면 시어 이외의 말들을 최소화 하는 것이 최고의 응급처방이 될 것이다. “수도꼭지를 들고 다닌다고 물이 나오는 게 아니듯 희망을 희망하는 게 너무 외로웠다.”(시인의 말) 왜 이토록 희망이 외로운가. “오늘 여기에서 하루하루는 유격전이다,/유격대는 아니지만 늘 유격의 마음이 있다,/서울은 날이면 날마다 유격전이다.” “서울이여, 서울에서,/희망도 스펙이라고 쓴다, 지우고/희망은 오늘/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외설이 되었다고 쓴다.” “외설에 가까운 희망이여,/너무 고독해서 고독의 품위를 지키지 못했구나.” 그래서 “우울을 버리려다 더 우울만 창창하다.” “문이 불현 듯 벽이 된 까닭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래도’나 ‘아직’, ‘아랑곳없이’라는 희망의 부사어들이 살아있다. “그래도라는 섬에서/그래도 부둥켜안고/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벌써라는 말에 비교해보면/아직이라는 말 너무 좋아,/아직 살아있구나……벅차게 손목을 잡아보는…….” “위독의 문학도 그런 최후의 경지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아랑곳없이……/폐결핵 3기에서도/심장에서 더운 김이 펄펄 나고/구름도 얼어붙은 차디찬 푸른 하늘에 링거 병을 매달고/아랑곳없이……/더할 나위 없이 좋은 최후의 그런 말…….”그러니 외로워도 다시, 희망이다. “간신히, 희망! 정말 희망은 우리에게 마지막 여권. 뿌리칠 수 없는 종신형인가보다.”(시인의 말)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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