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문을 두드리다

홀로 문을 두드리다

저/역자
인지난/김태만
출판사
학고재
출판일
2012.11.10
총페이지
396쪽
추천자
이주은(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도서안내

홀로 어떤 문을 두드리는 것일까? 궁금해서 책장을 열어보니, 요즘 미술계의 큰 파도라고 할 수 있는 중국 현대미술에 관한 주옥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개혁과 개방을 거치면서 중국은 그동안 통제되어 있던 표현의 욕망이 봇물 터지듯 솟구쳐 나왔다. 우리의 문화 속에서도 오늘날 1990년대가 주목을 끌고 있듯, 이 책도 1990년을 전후로 벌어진 중국 미술계의 잊지 못할 장면들을 반추하고 있다. 홀로 문을 두드린다는 것은 미술 감상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다. 미술 감상은 철저히 나 자신에 의해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행위이고, 미술작품에 대한 느낌은 오직 나에 의해 결정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른 권위자나 전문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성격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똑같은 누드 그림 전시회가 열려도, 어떤 관객은 그림을 보러 오고, 어떤 관객은 벗은 몸을 보러 올 수도 있다. 언뜻 듣기에는 싸구려 농담 같지만 의미심장한 생각꺼리를 던진다. 1989년에 베이징에서는 인체미술전시가 열렸는데, 놀랍게도 18일 동안 22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다녀갔다. 분명 역사적인 기록이었다. 미술평론계는 한참이 지나도록 그 전시회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 이건 미술 현상이라기보다는 무언가 다른 욕구 불만의 표출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 중에는 심지어 그림의 실제 모델이 누구인지 알아보기도 했고, 그 일로 화가를 법적으로 소송하는 등 전시의 후유증은 멈출 줄을 몰랐다. 정말로 모든 방문자들이 예술에 목마른 사람들이었을까. 이 사건에서 조명해야 할 문제는 인체미술이 아니라, 차라리 대중적으로 개방된 성문화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문화현상을 논하면서 중국의 현대미술에 접근하기도 한다. 그림 자료도 신선하고 간혹 이백과 가와바타 야스나리까지 끌어오는 풍부한 묘사도 즐겨봄직하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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