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저/역자
김연수
출판사
자음과모음
출판일
2012.08.27
총페이지
326쪽
추천자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도서안내

카밀라 포트만, 한국 이름 정희재. 이 두 개의 이름이 알려주듯이 김연수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해외 입양된 여주인공이 자신의 이름 혹은 자신의 친부모를 찾아가는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작가 김연수는 역시 김연수답게 이런 플롯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국인 입양아의 아픔과 고통을 중심으로 그리지 않는다. 진실은 불편하면서도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는 제목에서 드러난다. 제목에 숨겨진 말 때문이다. 제목의 문장을 완성시켜보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기억과 망각,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소설 속 모든 만남과 사랑에는 죽음이 깃들어 있다. 사랑에 이별이 깃들어 있듯이. 하지만 영혼이 되어서라도 희재의 엄마 정지은은 딸을 생각하고, 사랑한다. 딸인 희재 또한 엄마를 잊지 못해 생각하고, 기억한다. 희재의 엄마 정지은이 사랑해서는 안 되다 남자 이희재,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집안의 아들인 이희재도 정지은과 정희재를 위해 박물관을 만들고 기억을 보존한다. 그 외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이토록 열심히 생각하고 기억한다. 사람들 사이에 심연이 있고, 그 심연을 건너기 위해서는 날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김연수는 김연수이기 때문에 그 심연이 깊고도 넓다고 말한다. 하지만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인용하며 다시 말한다.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짧고도 빛나는 순간의 날갯짓 때문에 인간은 죽을 수도 있고, 다시 살 수도 있다는 것, 인생을 두 번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소설의 문장들은 참 아름답고 처연하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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