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안돼!

저/역자
마르타 알테스 글,그림/ 이순영
출판사
북극곰
출판일
2012.6.21
총페이지
36쪽
추천자
오은영(동시·동화작가), 서정숙(그림책 평론가)

도서안내

누군가 “내 것인데 나보다 남이 더 많이 쓰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수수께끼를 낸 적이 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겨우 궁리해 낸 것이 초인종이었다. 하지만 답은 ‘이름’이었다. 답을 듣는 순간 손뼉이 쳐졌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 구별하여 나를 부를 때 쓰는 것이 내 이름이니까. 그림책 『안돼!』에는 자기 이름이 ‘안돼’인 줄 아는 개가 나온다. 주인집 식구들이 언제나 자기만 보면 ‘안돼!’라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이 개는 자기가 너무 말썽꾸러기라서 주인집 식구들이 ‘안돼!’라고 소리친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자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기를 보기만 하면 ‘안돼’라고 부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당연히 자기 이름이 ‘안돼’로 생각할 수밖에. 이 개는 식탁에 차려 놓은 음식에 가족들보다 먼저 혀를 대면서 ‘음식이 괜찮은지 먼저 맛을 보는 것’이라 생각했고, 온몸에 흙을 묻히며 땅위를 구르는 것도 ‘가족들을 위해 항상 몸치장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절대 말썽을 피우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의 외침은 이 개가 말썽을 피울 때마다 ‘안돼!’에서 ‘안돼애’로 또 ‘안돼애애’로 점점 더 길어지고 커진다. 이 개는 그것도 가족들의 사랑이 더 커지는 거라고 여기고 아주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이처럼 이 그림책은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입장이 바뀌니까 한 사건에 대한 이해도 전혀 다르게 바뀐다. 여기에 이 그림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짧은 글, 반복되면서 점점 길어지는 ‘안돼’라는 말, 능청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런 개의 표정을 따라가다 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더불어 개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이제 막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한 유아들에게 읽는 재미와 함께 강요하지 않는 감동까지 주는 그림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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