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저/역자
오영욱
출판사
페이퍼스토리
출판일
2012.5.1
총페이지
320쪽

도서안내

건축가들의 책이 많다. 승효상, 민현식, 김봉렬 같은 중진그룹은 물론 임형남, 황두진, 함성호, 서현처럼 중견급 건축가들도 글을 곧잘 쓴다. 그리고 서점에서 잘 팔린다. 이들의 책이 읽히는 이유는 시각의 개방성 때문이라고 본다. 그들은 인간과 자연, 기술과 예술을 두루 다룬다. 집을 공부하면서 철학적 소양을,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예술가적 감각을,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공간을 구축하면서 공학적 지식을 쌓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종합적 사고력이 축적되고 인문과 과학이 결합된 그들의 이야기가 요즘 같은 통섭 혹은 융합의 시대와 곧잘 어울리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오영욱도 그렇다. 책날개에 소소한 이력을 쓰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신촌의 한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바르셀로나에 유학해 지금은 건축사무소를 꾸리는 30대 중반의 건축가라는 신원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의 이력이 중요하진 않지만 적어도 일에 탐닉해 있을 30대 건축가가 이 정도의 개활된 시선을 확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끝임 없이 보고 읽고 사색하고 성찰한다는 이야기다. 오영욱 글의 특징은 건축에 대한 엄숙주의나 근본주의에 빠지지 않고 쿨하다는 것이다. 이 책 또한 거대도시 서울을 흔적, 장소, 집합, 기호, 상징, 미학, 기억, 상상 등 8개의 키워드로 가볍게 읽어낸다. 이 가운데 가장 나의 눈길을 끈 항목은 ‘서태지 건축 유감’이다. 집이 주인을 닮는다는 사실을 전제할 때 그의 건물은 그의 음악과 그의 존재와 어울리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웨딩홀 건축의 기괴함, 수많은 교회 건축이 경동교회 하나를 넘지 못한다는 지적에도 동의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대한 대안을 찾다가 자포자기하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나온다. 종로타워와 세운상가에 대한 긍정과 연민의 입장이 폭넓은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저자의 분신이랄 수 있는 빨간 모자 캐릭터가 책의 가이드처럼 따라 다닌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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