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

저/역자
스티븐 랜즈버그/ 김세진
출판사
부키
출판일
2012.5.29
총페이지
316쪽
추천자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수학과 경제학을 더하면 철학이 나온다. 정말로 발칙한 생각이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융합 사고의 극치를 달리는 것이 아닐까? 서로 관련 없는 것들이 제대로 연결되는 곳에서 창의적 사고가 나온다. 그러나 그만큼 오류의 위험도 커지게 마련이다. 수학과 경제학에서 두 개의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철학적 질문에 대하여 어떤 답을 내놓을까? 이것은 정말 흥미진진한 일이다. 경제학자는 결과론적 사고에 익숙하다. 아니 결과에 따라서 행위에 대한 도덕적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제 결과이든 예상 결과이든지 간에 말이다. 동기와 의도가 중요한 도덕적 평가기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결정적 실천의 순간에는 결과주의적 사고를 하게 마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분은 10억분의 1 확률로 죽을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서 1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물론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두통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두통약을 사먹으려고 1달러를 과감하게 지불한다. 그렇다면 사람 한 명 죽여서 10억 명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물론 1명을 죽이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참 재미있는 주장이다. 물론 여기서 한 명 죽이는 것과 10억 명 살리는 것 사이에 확실한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전제하에서다. 정교한 톱니바퀴로 구성된 복잡한 시계가 진화에 의해서 저절로 생성됐다고 믿는 사람이 도대체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시계를 볼 때마다 그 설계자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주의 정교함과 복잡함에 감탄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지적 설계론이다. 리차드 도킨스는 이것을 부정하기 위해서 두꺼운 책 한 권을 썼다. 저자는 도킨스가 오버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지적 설계론은 그렇게 두꺼운 책 한 권보다 훨씬 간단하게 부정될 수 있다. 수학체계는 시계 하나보다 훨씬 더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것을 설계한 존재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저자의 증명 끝이다. 수학은 저절로 존재하는 걸까? 혹시 그것도 설계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누가 진지하게 그렇게 물으면 정신 나간 사람일까? 철학자들이 수학과 경제학의 근거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연구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수학자 겸 경제학자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연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면서도 환영할 일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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