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편지

숲에서 온 편지

저/역자
김용규
출판사
그책
출판일
2012.4.5
총페이지
239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서점에 가면 숲의 찬가가 많다. 보기에 따라 과잉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무의 종류와 형태를 구분하는 식물도감에서 숲 해설가의 지식을 자랑하는 글, 나무의 위대한 생애를 노래하는 책, 유기농을 가꾸는 농부 혹은 생태적 삶을 꿈꾸는 지식인의 글까지 다양하다. 이 책 또한 어떤 면에서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평화로 가득한 숲’과 ‘삭막함 가득한 숲 밖’이라는 이분법은 거칠고, 콩나물 키우기나 부지깽이의 용도에 관한 감흥은 진부하다. 나무를 심을 때 거름을 줄 것인지 말 것인지의 고민은 초보적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고른 것은 건강한 사유의 세계와 책임 있는 실천적 삶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칡은 왜 주변의 나무를 괴롭히면서 자기 삶을 잇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칡이 주는 시련을 이겨야 온전한 숲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답을 내놓는다. 정답이 아닐지 몰라도 생명의 원리를 찾는 지적 탐험은 진지하다. 기는 줄기를 가진 갯메꽃에서는 용기와 희망을 발견했다. 생명의 가치 앞에서 그는 당당하다. 꿀을 재배하는 생산자로서 벌 한 마리가 육각형의 작은 집에 꿀을 채우기 위해서는 8000송이의 꽃을 날아다녀야 한다는 고단한 과정을 설명한 뒤 소비자에게 8000송이의 꽃향기를 맛볼 줄 아는 자격을 요구하는 식이다. 이처럼 자연과 대화하며 저자가 지향하는 것은 스스로 노래하는 삶이다. 무서움과 외로움 속에서 숲의 간결한 삶을 배운다. 2009년에는 『숲에게 길을 묻다』를 내기도 한 저자는 충북 괴산의 군자산 자락에 ‘백오산방(白烏山房)’을 짓고 5년째 혼자 살면서 농사와 저술, 강연을 겸업하고 있다. 숲 밖의 사람들에게 보낸 50통의 편지를 엮은 이번 책에는 윤광준의 회화미 가득한 사진 스무남은 장도 실었다. 사족 하나. 추천사를 쓰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담배를 피워 문 저자 사진을 발견했다. 숲을 사랑하는 사람은 담배를 미워하는데…. 옛날 자료이니 지금은 담배를 멀리 했으리라 믿는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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