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트릭

에고 트릭

저/역자
줄리언 바지니/ 강혜정
출판사
미래인
출판일
2012.4.20
총페이지
335쪽
추천자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것은 역설인가? 아니면 당연한 말인가? 붕어 모양처럼 생겼지만 실제 붕어를 넣어서 만든 빵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기 때문에 전혀 모순이 아니다. 그러나 만약에 ‘진주조개’ 속에 진주가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계속 진주조개라고 불러도 되는가? 이 질문은 심각하다. 진주 없는 진주조개는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자아는 진주조개 속의 진주처럼 진주조개를 진주조개로 만들어 주는 핵심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나’는 실체로서 존재하는가? 이 해묵은 철학적 질문은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는 형이상학적 근본성을 갖고 있다. “오빠 나 남고 나왔어!” 이제 막 한 남성으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은 한 여성 트랜스젠더의 절규다. 학생들에게 ‘이 말을 하는 시점이 적절한지’를 물어보면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는 분명 트랜스젠더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다르게’ 대한다. 우리의 정체성은 육체로부터 자유롭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육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남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어서 여성 호르몬을 투입하면서까지 여성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는가? 그 반대도 물론 마찬가지다. 일정 기간 다른 성의 호르몬을 서서히 투입할 때 자신의 육체에 생기는 변화를 환영할 수도 혐오할 수도 있는데, 그에 따라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결정하면 되는 것일까? 한 여성이 얼굴에 황산테러를 당한다. 변심한 전 남자친구의 사주를 받은 청부 테러다. 얼굴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다.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면 “저게 누구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주변의 가족들은 자신을 변함없이 대해주려고 끊임없이 눈물겹게 노력한다. 그럼에도 그 얼굴 없는 여성은 “나는 결코 옛날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자아의 정체성은 정신에서 찾을 수 있는가? 영국 경험론 철학자처럼 기억이 정체성의 전부인가? 흄처럼 “영속하는 자아는 감정의 다발”에 불과한 환상인가? 과거의 내 행동에 대해 내가 책임져야 하는가? 저자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신경과학, 사회학, 종교학, 심리학 등에서 철학적으로 탐구해 들어간다. 융합의 지평을 철학자가 열어간다는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자아의식 탐구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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