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저/역자
오경아
출판사
샘터
출판일
2012.1.13
총페이지
327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저자의 직업이 이채롭다. 가든 디자이너. 방송작가로 일하다 나이 서른아홉에 두 딸을 데리고 영국으로 건너갔다. 그 곳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거쳐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6년간 정원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 곳에서 “우리가 신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정원이다. 당신은 정원에서 신을 캐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버나드 쇼의 철학을 학습했다. 이 책은 그 6년의 비망록이자 늦깎이 학업에 대한 스스로의 보상이라고 했다. 휴가지는 잉글랜드 북서쪽에 자리한 레이크 디스트릭트. 이 곳에서 둘째 딸과 지낸 2주간의 경험을 정갈한 에세이로 풀어냈다. 책의 미덕은 제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와 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고향 레이크 디스트릭트가 ‘낯선 정원’이다. 저자가 이 곳을 선택한 것은 내셔널 트러스트 창립자인 론슬리가 자연보호운동을 펼친 현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지의 4분의 1이 내셔널 트러스트의 관리를 받고 있다. 저자는 자연과 풍속에서 영국인의 전통적 삶이 원형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현장을 디테일하게 포착했다. 만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깊이를 읽고, 느릿느릿 걷는 양떼를 보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다가올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라면 특정지역을 답사한 전문여행서에 그쳤을 것이다. 책을 받쳐주는 힘은 ‘엄마를 만나다’ 부분이다. 이곳에서 저자는 일찍 세상을 떠난 친정어머니와 지금 한창 독립을 꿈꾸는 딸과 대화한다. 문득 딸이 던진 한 마디의 말이 가슴을 파고든다. “엄마는 모든 얘기에 교훈을 담으려고 해. 대화는 그냥 얘길 하는 거야.” 딸의 성장을 보는 기쁨도 있다. “한국에 들어갈 때는 왜 왔냐고 묻지 않는 조국이 있다는 것,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 이런 성찰적 삶은 내부로 이어진다. 한국에도 예쁜 곳이 많은 데 잘 보존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시골에서 살면서도 품위 있는 삶을 꾸려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정원을 산책하고 난 뒤의 청량감을 던져주는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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