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하루

기나긴 하루

저/역자
박완서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2.1.20
총페이지
290쪽
추천자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도서안내

다소 식상한 표현이지만 박완서는 그 자체로 한국문학에 내린 ‘축복’의 상징이다. 2011년 1월 22일 사망 후 1주기를 맞아 출간된 마지막 소설집 『기나긴 하루』에서는 1970년 40살의 나이로 등단한 이래 40여년 동안 언제나 현역작가였던 박완서의 흠 잡을 데 없이 자연스러운 ‘천의무봉(天衣無縫)’적 글쓰기(김윤식)나 무엇이든 자유자재로 빚어내는 ‘장악(掌握)’의 글쓰기(신형철)가 지닌 실체를 재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는 박완서 문학의 종합편 같은 작품이다. 대표작인 「엄마의 말뚝1」 이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연관되는 박완서 문학의 원형질이나 고갱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박완서 문학의 ‘마지막’과 ‘처음’이 우연인 듯 필연으로 만나는 문학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원한’이나 ‘억울함’이라는 문학의 출발점을 확인시켜 주면서, ‘증언’이나 ‘징벌’을 위한 ‘기억의 글쓰기’라는 형식을 통해, 어떻게 ‘돈’이나 ‘일상’을 환상 없이 바라볼 수 있는가라는 주제가 동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어떤 상처하고 만나도 하나가 될 수 없는 상처를 가진 내 몸이 나는 대책 없이 불쌍하다”(「빨갱이 바이러스」)라는 쨍쨍한 울림이 박완서 문학을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만들 것이다. 『노인과 바다』를 노인만 읽느냐고 반문하던 생전 작가의 말을 빌려, 박완서 문학을 박완서를 좋아하는 독자들만 읽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문학의 축복은 모든 이들이 나누어 가질수록 더 커진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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