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원 스캔들

수녀원 스캔들

저/역자
주디스 브라운/ 임병철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null.
총페이지
329쪽
추천자
김기덕(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도서안내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실제 내용을 보면 더욱 쇼킹하면서도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17세기 초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도시, 그 곳에 위치한 소규모의 신설 수녀원 그리고 그 속에 은둔해 살아가던 어느 수녀의 이야기다. 주인공 베네데타 수녀는 벨라노라는 산골 소녀 출신으로서, 종교적 환영 즉 예수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 그리고 여러 성인의 출현을 목격하는 체험을 한다는 주장으로 아주 이른 나이에 수녀원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러나 신과 소통한다는 그녀의 주장은 후에 거짓으로 판명되었고, 이로 인해 그녀는 오랜 수감 생활 끝에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환영 진실 여부와 관련된 이 책의 생생한 심문기록과 수녀들의 증언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주제는 이 책의 서론에 불과할 뿐이다. 진실과 허구 사이의 경계가 오늘날과 달랐던 당시 종교의 시대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베네데타의 신비한 경험 운운 자체가 삶의 진실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 교회 당국은 그녀의 신비한 경험 자체보다는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그녀의 동성애 행각에 더욱 경악했다. 그리고 이러한 동성애는 당시 관념으로서는 결코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행위였다. 교회 당국을 더욱 충격에 빠뜨린 것은 그녀가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가지면서 스스로 남성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이다. 저자 주디스 브라운은 베네데타 수녀의 환영 주장과 동성애에 대해 조사한 심문기록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한 레즈비언 수녀의 삶』이라는 영화 같고 소설 같은 흥미로운 역사서를 썼다. 이 책은 파편적으로 남아 있는 과거의 기록이 역사의 내러티브로 변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미시사적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수녀원 스캔들"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