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 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

소 - 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

저/역자
최수연
출판사
그물코
출판일
null.
총페이지
205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2008년에 그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논 - 밥 한 그릇의 시원』이라는 책에서다. 자연을 사랑하는 글을 쓰고, 그 사랑을 사진에 담는 일로 밥을 먹는 사람이라고 했다. 찌들지 않은 어조로 고단한 농경의 추억을 전하는 내용이 기억난다. 이번에 『소-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이라는 책을 잡았을 때, 그리고 ‘최수연’이라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저자 이름을 접했을 때 3년 전의 기억이 금방 떠올랐다. 신간에도 소의 눈망울과 같은 순박한 시선이 보인다. 대상은 1997년부터 2011년까지 15년 동안 강원도 정선에서 전라도 진도까지 한반도를 지킨 소다. 육우나 젖소, 투우가 아닌 일소, 즉 농우(農牛)다. 사람과 소의 관계는 유구하다. 농부와 농우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우정을 쌓아 왔다. 사람과 함께 땅을 갈고 짐을 실어 나르며 농경의 파트너로 일해 왔다. 물론 사람은 소를 부렸다. 이 책의 저자가 놀란 표정으로 4컷이나 할애한 소 길들이기 장면처럼 노동력의 공급원으로 취급했다. 가장 좋은 소는 부리기 좋고 힘 있는 소였다. 힘이 달려 쟁기를 끌지 못하는 소는 죽어 인간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으로 장엄한 최후를 맞았다. 그렇다고 그게 다는 아니었다. 인간은 코뚜레로 소를 지배하면서도 어엿한 가족이자 살아있는 입[生口]으로 예우했다. 책은 사람과 소의 관계망을 키워드로 삼았다. 달구지, 쇠죽, 우시장, 뿔, 부리망, 외양간…. 사진을 위주로 하다 보니 판형을 키웠다. 그렇다고 글을 소홀하게 여기지 않았다. 양이 적다고 가벼운 것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사진을 설명한 캡션에 그렇게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설명력이 놀랍다. “서서히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일소들의 노고를 기억하기 위해, 그들의 은퇴 선물로 이 책을 바친다”는 유장한 서문에 나의 간명한 서평을 바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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