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코리안 델리

마이 코리안 델리

저/역자
벤 라이더 하우/ 이수영
출판사
정은문고
출판일
null.
총페이지
431쪽
추천자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도서안내

『마이 코리안 델리(My Korean Deli)』의 표지에는 부제처럼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편의점 운영기”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훌륭한 요약이다. 저자인 벤 라이더 하우는 한국인 장모를 통해 한국 이민 사회의 그늘과 빛을 모두 경험한다. 생존과 성공을 위해 억척스럽게 일하면서도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속성을 동시에 지니는 장모 세대의 가치관과, 저자인 벤 라이더 하우의 합리적이지만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청교도 백인 중산층 문화가 정면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한국과 미국, 백인과 흑인, 문학의 과거와 미래 사이의 긴장 관계도 문제 삼고 있다. 이런 문제를 무겁지 않고 날렵하게,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하게 서술하는 매력이 크다. 하지만 이 책의 더 큰 매력은 흔히 다문화시대에서의 상호 교류 문제를 담은 책들이 빠지기 쉬운 손쉬운 해결이나 안이한 전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계급, 인종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충돌하는 삶의 현장에서 그가 도달한 결론은 “어쩌면 삶이란 게 원래 일관되지 못한 것 아닐까. 뉴욕도 일관되질 못하다. 일관성을 강요할 필요가 뭐 있을까 싶다”(298쪽)이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이 초래하는 자국화나 동일화의 위험을 경계하면서, 서로 다름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상호 인정이 다양성의 진정한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체적 통찰이 전해진다. 남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가 됨으로써 서로 공존할 수 있다는, 특수성이 아닌 개체성에 대한 인식이 돋보이는 책이다. 한국에도 이런 델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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