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철학적 이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철학적 이유

저/역자
피터 케이브/배인섭
출판사
어크로스
출판일
2011. 5. 25.
총페이지
279쪽
추천자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최고의 선생은 어떤 사람일까? 자신은 힘들이지 않으면서 학생들은 힘들여 공부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퍼즐을 풀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퍼즐을 풀려면 생각해야 한다. 가장 좋은 퍼즐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문제들이지만 제대로 풀려면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다. 저자는 바로 우리에게 아주 친근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 과연 그러한 이유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묻는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그것이 바로 철학적 질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은 지금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모두 다 길바닥에 나앉을 판이다. 도대체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오래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마침 일자리 제안이 하나 들어 왔다. 참 좋은 일자리다. 다른 일자리에 비해서 봉급이 좋아도 한참 좋다. 문제가 하나 있다. 그 자리는 바로 사형집행수이다. 사형집행 전후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받으면서 죽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과 식구들이 몽땅 노숙자가 되는 것보다는 그래도 낫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평소 가치관에 따르면 사형제도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자신의 가치관과 가족의 호구지책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당신은 과연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 당신의 친한 친구가 지붕에서 떨어지면 당신은 어떤 기분일까? 당연히 기분이 좋다. 물론 겉으로는 표정관리를 철저하게 하겠지만 말이다. 정장 파티복을 입고 길을 걸어가던 신사의 어깨에 새똥이 떨어진 것을 당신이 목격한다면 어떤 감정을 느끼겠는가? 그것보다 더 고소하고 신나는 일은 없다. 당신은 그 장면을 보는 순간 희열을 느끼면서 웃고 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당신보다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긴 애가 동창회에 최고급 정장에 최고급 자동차를 몰고 온 것을 보고 당신은 그날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소화가 영 되지 않았던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안 했다면 단언컨대 앞으로 인생을 좀 더 살면 곧 경험하게 될 것이다. 도대체 우리는 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일까? 왜 다이어트 중에 참지 못하고 야식을 먹는 것일까? 남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노숙자를 보면 마음이 불편해질까? 세상이 점점 거짓말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면? 내가 너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원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선택하겠는가? 이런 질문에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는가? 철학자들은 조심해서 상대해야 할 사람들이다. 질문만 던져 놓고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저자는 나름의 철학적 답을 제시한다. 과학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엉뚱하게 들리는 답이긴 하지만, 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저자는 친절한 철학자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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