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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의 추천 글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문과형 뇌’와 ‘이과형 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문과와 이과를, 문학과 과학을 별개의 것처럼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런 의문을 제기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 세계 고전 13편에 담긴 당대의 과학과 기술을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게 소개한다. 오천 년 전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조선 중기 허균의 <망처숙부인김씨행장>, 21세기 SF 소설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선별한 문학 작품 속에 담긴 역사적/과학적 배경과 인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저자가 술술 전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화약과 증기기관과 같이 역사 저편의 옛 기술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알고리즘 등 현시대가 당면하고 있는 과학적 이슈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과학적 발견은 때때로 시대를 초월한 진리에 가깝게 여겨져 그 배경이나 맥락에 대해 생소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 헨리 소설 속 뉴욕 거리를 동시대의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거닐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안다면, 전기의 빛으로 낮과 밤을 환하게 비춘 화려한 20세기 도시 풍경의 이면 속에서, 부조리와 서글픔, 때로 소소한 기쁨을 마주한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더 생동감 있고 깊이 있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곽재식 공학박사, 교수, SF 소설가, 작가, 방송인. 2006년 단편 『토끼의 아리아』가 MBC TV에서 영상화된 이후 소설가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호기심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저서로는 『곽재식의 고전 유람』(2022),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2022), 『곽재식의 먹는 화학 이야기』(2022),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2020)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옛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정도의 과학기술을 갖고 있는 시대를 살았는지 이해하면 그 인물들이 겪었던 감정을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배를 타고 바다 먼 곳으로 모험을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다고 할 때, 과연 그 시대의 항해기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고 있다면, 그 모험이 과연 얼마나 위험한 도전이었는지를 좀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11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딜리셔스 / 롭 던, 모니카 산체스 / 2022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장홍제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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